테마탐방 박물관
테마탐방 박물관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6.12.18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솟대전시장 송산원

선조들 소박한 삶 깎고… 다듬고…

하늘·땅 연결하는 희망의 매개체

♣ 소 개
송산원
조병묵 선생의 솟대전시장 송산원은 선생이 만든 작품을 전시해 다양한 솟대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솟대를 만드는 작업실과 어린이들이 솟대를 만들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청주 강내면 석화리에 위치해 있다.(문의 011-9789-3193)

▲ 전시장에는 하늘로 솟구쳐오를 듯한 모습의 다양한 솟대들이 전시되어 있다. "솟대를 보면 정한수를 떠 놓고 자식을 위해 간절히 기원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평생 일만 하시다 돌아가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솟대를 보고 싶어 만들기 시작했고, 어머니의 정성을 생각하며 솟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솟대만들기 장인으로 인생 2막 열어 솟대에서 어머니를 떠올린다는 조병묵 선생은 96년 공주박물관에서 솟대를 본 것이 인연이 되어 10년째 솟대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27년여를 교육계에 몸담다 솟대만들기 장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선생은 청주 강내면 석화리에 작업실 송산원을 마련하고 솟대전시장과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 전시장에서 만난 조병묵 선생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선생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책상과 작업도구 그리고 한편에 울퉁불퉁 제멋대로 생긴 나무들이 쌓여있다. 중간이 툭 불거져 나온 옹이 박힌 나무도 보이고, 넝쿨이 휘감고 올라간 오리나무도 보인다. 이렇게 다듬어지지 않은 나무들을 지나야 비로소 작품으로 완성된 솟대를 만나게 된다.

솟대는 마을 입구나 중앙에 세워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던 상징물로 전시장에는 50의 작은 솟대부터 2m 크기의 솟대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선생이 만든 솟대는 잘 다듬어진 듯 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어 일반적으로 보아온 솟대와는 형태가 다르다. 새의 형체만 띤 솟대가 있는가 하면, 기다란 목을 지닌 학모양 솟대도 있다. 또 나무의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구부러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 솟대를 만들고, 넝쿨식물이 나무를 감고 올라가 뒤틀어진 형상을 보여주는 솟대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솟대를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하지 않고 풍부하게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태어나서 제일 잘 한 것이 솟대만들기인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솟대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어릴적부터 미적 감각이 있었는데, 처음 솟대를 보고 집에 돌아와 그림으로 그리려니 솟대가 그려지지 않았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그려지지 않는 솟대를 그리기 위해 매주 공주박물관을 찾아가 관찰하게 되었고, 솟대가 있는 곳이라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솟대를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렇게 10년을 손끝으로 만들다보니 그려지지 않아 애먹었던 솟대를 이제는 눈감고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에 뿌리 둔 현대적 재창조 작업


 

▲ 신비한 동물 형상을 띤 나무 둥치와 그 위에 올려진 솟대의 모습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선생이 만든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 한다. 다양한 새의 모습을 통해 전통에 뿌리를 둔 솟대를 현대적 해석으로 재창조해 나가는 작업으로 시도하고 조 선생은 "솟대에 올려진 새들의 모습이 똑같다면 재미없으므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봅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솟대 위에 올려지는 새는 달라지죠. 특히 깨끗하고, 신성시 하는 이미지를 지닌 학을 솟대 위에 많이 올리는데, 학은 장원급제를 했을 때 솟대 위에 올려놓던 새로 학자적 기풍이 느껴져 좋아한다"고 했다. 특히 조 선생은 "나무 재료에 상관없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솟대로, 아무 나무나 상관없이 만들지만, 그중 우리나라 소나무가 뒤틀어지지 않아 가장 많이 사용한다"며 "전에는 나무를 구하러 직접 산에도 많이 다녔지만 요즘은 나무를 구하기 쉽지 않아 주로 구입해 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나무 자르는 곳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며, 가져갈까 말까 아내와 옥신각신하기도 하면서도 대부분은 차에 싣고 온다"며, "그렇게 쓸모없이 버려지는 나무를 갖고 나무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창조를 이루어내는 작업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기뻐했다. 이미 솟대 장인으로 널리 알려진 선생이지만 꿈이 있다면 우리나라 대표적 문화거리인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장을 갖는 것이라 한다. 조 선생은 "이런 꿈을 실천해 보기 위해 솟대를 들고 무작정 인사동 거리에 나가 사람들이 솟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외국인들은 어떤 눈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받아들이는지 궁금했다"며, "싸들고 간 솟대를 인사동 길거리에 펼쳐놓고, 내가 만든 솟대를 아내가 팔고, 아들과 며느리가 통역하고, 손자까지 나가 인사동 거리에 서 있었는데, 두 시간 만에 50개가 다 팔려그때 가족과 내가 만든 솟대에 많은 힘을 얻었다"고 했다.솟대를 만드는 일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꿈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조 선생은 앞으로 "송산원을 어린이들에게는 솟대를 만들며 전통문화를 배우는 체험장으로, 어른들에게는 좋은 지기와 만나 세상이야기를 풀어가며 편안하게 차 한잔 마시다 가는 문화공간으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찾아오는 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