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지표의 척도 여성이 안전한 사회
치안지표의 척도 여성이 안전한 사회
  • 민병률<청주상당서 생활안전과 경위>
  • 승인 2016.07.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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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민병률

넛지(nudge)는 ‘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는 뜻으로 강요에 의하지 않고 유연하게 개입함으로써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 단어는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 교수와 카스 선스타인 교수의 공저 ‘넛지’에 소개돼 유명해진 말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에서는 남자 소변기 중앙에 파리 그림을 그려 놓았더니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줄었다고 한다. 캠페인을 통한 ‘행동의 변화’보다 파리 한 마리를 그려 넣는 ‘환경의 변화’ 하나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동안 경찰에서는 범죄예방과 관련한 여러 치안정책을 펼쳐왔다.

경찰인력에 의한 순찰 등 소극적 범죄 예방활동에서 ‘환경변화’를 통한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데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 변화를 줘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범죄예방기법 즉 셉테드(CPTED)를 말한다.

셉테드는 도시계획 및 건축설계 단계에서부터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환경설계 기법이다.

지난해 말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한 지역 안전지수 범죄분야에서 청주는 4등급 (1~5등급)으로 나타났는데 크림빵 사건과 아동살해 등의 여파에 따른 평가로 보인다. 최근에는 전국적 이슈였던 강남역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여성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화장실이나 등산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위해를 당해 생명을 잃는 현실을 보며 그 공포감이 더해지고 있다.

일상의 공간이 무서운 범죄 현장이 될 수 있음을 목격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 잃어버린 그 일상의 공간을 찾아줘야 한다.

그래서 경찰의 대응 또한 촘촘해지고 있다. 여성안전망 구축을 위한 범죄예방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달 ‘범죄예방진단팀(CPO)’을 경찰서마다 신설했고 관련한 범죄예방협의체도 구성했다.

범죄예방진단팀은 지역의 범죄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 그 결과를 지자체 및 건물주에 통보해 시설개선을 유도하고 있는데 셉테드 범죄예방기법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팀이기도 하다.

여성안전을 위한 경찰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상당산성, 미동산 수목원 등 주요 등산로에 대한 로드 체킹을 통한 안전 확보와 함께 대부분 구성원이 여성인 충북어린이집연합회와의 업무협약과 다중이 이용하는 버스, 택시에 여성 안전을 위한 스티커를 부착하여 홍보활동도 펼치고 있다.

국민제보 앱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것인데 여성이 불안감을 느끼는 ‘지역’이나 ‘사람’에 대해서 간편히 신고하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이다.

접수된 신고는 앞서 설명한 ‘범죄예방진단팀’에서 조사 후 결과를 7일 이내 통보해줘 피드백을 하고 있으니 활용할만하다. 여성안전은 치안지표의 척도이자 건강한 사회의 증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제안해본다. 지금 바로 소지하고 있는 휴대전화를 꺼내 국민제보 앱을 설치해 여성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지역이나 사람이 있다면 신고해보자.

함께하는 치안만이 여성안전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임을 확신하며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청주상당경찰서가 앞장서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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