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충청시론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2.13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과 용기를 간직하고 새 세상을 보자
손 영 철 <충북도교육청 대입수능담당장학관>

오늘 아침, 학교에 도착해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수능 성적표를 받고 어느 학생은 행복한 미소를 띠게 되겠지만, 어떤 학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실망하기도 할 것입니다. 일부 여학생은 눈물을 흘리며 벽에 얼굴을 묻고 후회의 마음을 달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결과야 어떻든 여러분들은 그동안 많은 고생을 했고, 자신의 결과에 스스로 만족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지난 12년간의 학창 생활을 나름대로 평가받은 그 성적표에 대해 소중하게 인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의 만점보다는 부족하지만 내 점수가 소중한 것입니다. 그것은 지난 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더위와 추위를 견뎌가며, 자기 스스로 최선을 다해 온 것이기에 만점도, 원하던 고득점이 아닐지라도, 자기가 받은 점수는 그 누구의 점수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동안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사랑과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는 가족의 애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주변 어른들 모두가 여러분들이 뜻을 펼칠 수 있기를 기도했으며, 이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미래에는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그것이 이 사회에 보탬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받은 한 장의 성적표는 자신만의 노력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바람이 담겨 있는 소중한 것입니다. 이제 이 성적표를 가지고 대학에 지원하면서 또 한 번의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때론 점수가 부족하여 애태울 것이고, 때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여 또 한 번의 슬픔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성공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더욱 스스로를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실패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자기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겪고 있는 기쁨과 고통 모두 여러분들이 성장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이런 과정을 통하여 여러분들은 우리 사회에서 정말로 소중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재로서 커가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받은 성적표에 대하여 나름대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노력을 인정한다면 이제 여러분들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진지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특정 학과나 직업을 가진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대학, 어느 학과, 어느 직업을 갖는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상위 20%에 들어야 자신이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그만큼 노력이 뒤따라야만 합니다.

여러분들이 어쩌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럴 경우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아주 혹시 재수를 하는 극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미리 실패를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합니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인간은 실패 속에서 큰 성장을 이루는 법입니다. 패배에 대해서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스스로 자신을 합리화시키는데 열중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위대한 인물들은 바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학생 여러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큰 기로를 마주하면서도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주변 어른들의 마음을 위로할 줄 아는 학생이 된다면 수능 성적표와는 상관없이 정말 큰 그릇으로 성장할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으로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꼼꼼하게 따지면서도 밖으로는 좀더 대범한 태도로 사회와 역사를 헤아리는 현명함을 보여줄 것을 여러분들에게 기대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