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믿는 건 주민 노동력 뿐'…70일전투 끝나자 200일전투
北 '믿는 건 주민 노동력 뿐'…70일전투 끝나자 200일전투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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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가·경제 간부 3일간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논의
구체적인 목표 제시 없이 원론적 내용만 되풀이 강조
北주민들 70일전투 끝난지 한 달여 만에 200일전투 동원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지난 7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결국 북한 주민들의 노력동원에 의존해 추진되는 것임이 드러났다. 재원 마련 방안이나 구체적인 실천 플랜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써 36년만에 열리는 7차 당대회를 위해 2월 말부터 70일 전투에 총동원됐던 북한 주민들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충정의 200일전투'에 내몰리게 됐다. 지금부터 올 연말까지 주민들은 '개인 삶'을 상당 부분 중단하고 또 다시 국가에 의한 노력동원에 참여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북한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평양에서 내각총리 박봉주 주재로 노동당, 국가, 경제무역기관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실천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9일 1면 전면에 이 소식을 게재했으나 회의에서 나온 내용은 김정은 위원장이 당사업총화 보고에서 강조하거나 그 이후 관영 매체들이 보도한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각 부문별로 논의된 내용도 하나 같이 강조됐던 원론적인 것들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전력과 석탄생산 정상화를 위한 국가적인 보장대책 수립 철저 ▲연료와 자재, 설비 최우선 보장 ▲화학공장들의 생산설비 제때 정비·보수 및 생산능력 확대 ▲기념비적 건축물들 최상의 수준에서 최대의 속도로 건설 등 지극히 원론적인 내용들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곡물 생산을 결정적으로 끌어 올리고 양곡수매사업을 개선해 식량문제를 해결하라"고 했다. 어떻게 해야 곡물 생산이 늘어나는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양국수매사업 역시 어떻께 개선해야 식량문제가 해결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사흘간 회의에서 각 부문별로 최소한 연도별 생산 목표나 건설 목표 등도 제시되지 않은채 단순히 '모두 열심히 잘 해 나가자'라고 하면서 내놓은게 '충정의 200일전투'이다.

그리고 곧 바로 이날 '200전투 당 지도소조 성원들의 결의모임'을 열어 "천만군민을 총궐기 시켜 만리마시대의 새로운 승리를 향해 총공격, 총돌격해 나가자"고 선동했다. 사흘간 회의에 참석했었던 내각총리 박봉주 등 고위 인사들 모두 이 모임에도 참석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200일전투를 위해 조직된 노동당 지도소조원들은 이날 모임에서 발표와 토론을 통해 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사회주의강국 건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총공격전에서 200일전투가 갖는 의의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실천해 나갈 조직 구성과 대책들을 논의했다.

지도소조원들은 "70일전투의 대승리를 안아 온 그 정신, 그 기세를 계속 고조시켜 나가는 것이 올해를 승리의 해로 빛내기 위한 근본 담보"라면서 "대중을 증산투쟁, 창조투쟁, 연속공격전에로 힘있게 불러 일으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 자기 부문, 자기 단위에서 새로운 시대정신, 만리마작업반, 만리마직장, 만리마농장들이 창조 창출되고 대중적 영웅주의가 높이 발휘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천명한 북한 경제발전 5개년전략은 구체적 재원 마련 실행 플랜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의 노동력으로만 끌고 나갈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계획은 제대로 수립하지 않았으면서도 '200일전투'를 앞에서 추진하고 주민들을 독려할 노동당의 전담 조직은 미리 구성해놓은 것이다.

결국 이번에도 '믿는 건 주민들의 노동력 뿐'인 셈인 듯하다. 앞으로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200일전투'에 전 주민들을 총동원해 이들의 노동력 배가 선동을 계속해 나가면서 남쪽에 대해선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대화와 국지적 군사 도발 공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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