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朴대통령 정치공세 좌초시킨 것에 자부심"
이종걸 "朴대통령 정치공세 좌초시킨 것에 자부심"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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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으로 시작해 국회법으로 끝난 임기"
"필리버스터 가장 보람…선거법 협상 가장 힘들어"
"당대표 도전?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

29일을 끝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는 이종걸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표로서 압력에 굴하지 않고 비타협적인 투쟁을 통해서 박 대통령의 정치 공세를 좌초시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한) 정책들이 국회에서 제동이 걸릴 때마다 일방적으로 유리한 언론 지형을 이용해서 '국회 망국론' '국회 심판론'을 펴면서 정치권을 압박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노동 개혁, 테러방지법 등 안보체제 강화 등의 정책은 박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 짙게 드러난 정책"이라며 "야당 원내대표로서 이런 박 대통령 식의 역사관·애국주의·정치철학·경제성장론과 대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저의 원내대표 임기는 국회법에서 시작해 국회법으로 끝나면서 박 대통령한테 두 번의 거부권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 임기 초반 최우선 현안을 행정부의 과도한 행정입법을 견제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으로 시작했다"며 "개정안은 처리되었지만, 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고, 유승민 원내대표 등에게 가혹한 정치적 응징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임기 말에 대통령은 상임위의 조사 청문회 활성화와 연중 상시국회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국회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거부권 행사의 시기나 논리 모두 협량한 정치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9대 국회는 식물국회였다고 비판받는 것과 관련, "비판하기에 앞서 국회가 청와대의 노골적인 의회정치 공격을 방어해야 했던 현실을 고려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임기 중 가장 힘들었던 때로 2016년도 예산안 자동부의, 한·중FTA 비준 마감시한 등이 있었던 지난해 11월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11월30일을 전후해 예산안 자동부의, FTA비준 마감시한 등을 무기로 정부여당으로부터 총공세를 당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는 원내대표로서의 대여 협상력을 크게 약화시켰고, 한중FTA 비준은 경제적인 실익을 추구한다는 명분이 강했기 때문에 여론전에서 불리했다"며 "당 내부에서는 너무 여당에 끌려만 다닌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협상과 관련해 '선거법 협상'을 꼽으면서 "정부여당의 총선 연기까지 유도하려는 치킨게임 전술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 선거구 획정 외에 선거제도 개혁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필리버스터를 통한 테러방지법 강행처리를 막은 것을 가장 보람된 일로 꼽았다.

그는 "비록 법안은 통과됐지만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그 법안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널리 알렸고, 야당의 존재감과 야당 정치인의 가치를 국민 여러분께 각인시켰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해 말 문재인 전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당무 거부를 했던 것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문재인 전 당대표를 비롯한 저와 내부 논쟁을 했던 동지들께 정중한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내부의 대립은 우리 당이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의 차이였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펴나가는 데 있어서 당의 단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통합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분들을 뵈오면서 다녔던 기억보다는 '당무거부'라는 네이밍이 너무 아팠다"며 "긴박한 1년 동안 한달여를 당을 위하고 원내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원내대표는 향후 행보와 관련, "저의 향후 정치적 진로를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며 "저는 우리 당의 체질을 변모시키고 수권 정당으로서 든든하게 재정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대표에 도전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신중하게 생각해서 적당한 시기에 총의에 의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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