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문 닫을 판” … 어린이집 강력 반발
“시설 문 닫을 판” … 어린이집 강력 반발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6.05.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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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7월부터 홀벌이 가구 자녀 6시간 무상 보육
▲ 첨부용./사진=뉴시스
정부의 어린이집 맞춤형 보육정책 시행에 어린이집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48개월 미만 자녀를 둔 홑벌이 가구에 대해 오는 7월부터 하루 6시간까지만 무상으로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보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어린이집 원장들은 보육료가 20% 삭감된 맞춤형 보육료가 시행되면 교사 월급조차 줄 수 없어 시설을 문 닫아야 한다며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복건복지부는 0~2세반 영아에 대한 보육체계를 하루 1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종일반과 하루 최대 6시간에 필요한 경우 월 15시간 긴급바우처 추가 이용이 가능한 맞춤반으로 이원화해 오는 7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종일반으로 운영돼 전업주부, 워킹맘 구분없이 별도의 신청서류 없이 1인당 월 82만5000원(0세기준)이 지원됐다.

그러나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전업주부는 어린이집에 6시간만 맡길 수 있으며, 1인당 보육료는 16만5000원이 감소한 66만원이 지원된다.

홑벌이면서 종일반에 맡길 수 있는 가구는 △구직, 재학, 직업훈련, 임신, 장애, 질병 등의 사유가 있는 가구 △다자녀 가구 △다문화가구 △한 부모·조손 가구 △저소득층 가구 △자영업자 △농어업인 △일용직 근로자 △프리랜서 등으로 별도의 신청서를 제출해야 보육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청주 A어린이집 원장은 보육료가 줄어든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시설 폐쇄를 고민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원아 120명이 등록된 이 어린이집의 경우 원아의 모친이 전업주부인 경우는 40여명에 이른다.

이 원장은 “0세의 경우 교사 1인당 돌볼 수 있는 원아는 3명으로 한정돼 있는데 보육료를 줄이면 교사 월급을 어떻게 지급하냐”며 “종일반에 있던 원아 40명이 맞춤반으로 변경되면 월 보육료가 672만원 주는데 어린이집 운영도 어려워 문 닫는 시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 보육료도 현실화시키려면 8~9만원 인상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나라 예산이 없다고 20% 삭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어린이집 연합회는 20일 오후 1시 청주 오송에서 전국 지역 임원단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이하 한민련)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회장 정광진)는 지난 17일과 19일 국회 본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각각 열고 맞춤형 보육 정책 시행연기를 촉구했다.

두 단체는 영아반 보육료가 20% 삭감되는 맞춤형 보육 사업이 시행되면 민간어린이집은 존폐의 위기로 몰릴 것이라며 시행 보류를 요구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오는 23일 서울광장에서 전국 보육인 2만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정책 보류를 촉구할 예정이다.

어린이집 연합회의 반발에도 복지부는 희망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이달 20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종일반 보육 자격 신청’을 받는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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