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행복은 정신적 빈곤부터 해소해야
참행복은 정신적 빈곤부터 해소해야
  • 박병찬<칼럼니스트>
  • 승인 2016.04.05 17: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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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 박병찬

나들이하기에 참 좋은 날씨다. 거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오송호수공원 전경을 보면 그렇다. 개나리와 벚꽃이 만개했다. 따듯한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시다. 완연한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집에만 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말도 같은 느낌이었다. 때마침 대전에 사는 인척에게 전화가 왔었다. 몇몇이 모여 인근 양성산(청주 문의)이라도 가자는 말이었다. 반가운 얘기였다. 모두 같은 마음인 듯했다. 대충 준비를 해 양성산으로 향했다. 모두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다.

구름이 다소 낀 날씨임에도 승용차가 넓은 주차장을 꽉 채울 정도로 나들이객들이 많았다. 모두 행복해 보였다. 우리 일행도 분위기에 동화됐다. 잠시나마 근심 걱정을 다 잊은 듯했다.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행 후 10여분이 지나자 이마와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숨소리도 거칠어졌다. 등산로 초입 부분의 경사가 가파른데다 산행 속도를 잘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 큰 이유는 한동안 산행 등 운동을 게을리 한 관계로 몸의 근력(筋力)이 약해져서 그런 것이라고 본다.

그래도 산행이 즐거웠다. 중간 중간 휴식장소에서 경쟁적으로 자기 남편 흉보는 여성들의 투정 아닌 투정까지도 큰 웃음을 선사했다.

각자 대충대충 준비해온 음식도 꿀맛이었다. 모두다 엔돌핀과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는 촉진제가 되는 듯했다. 그만큼 오랜만에 나온 나들이가 모두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는 보약이 된 듯 싶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경관은 경이로웠다. 자주 찾는 곳임에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대청호수와 잘 조화를 이루며 계절마다 새롭게 변신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산하는 길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발걸음이 급해졌다. 지나가는 가랑비였다. 다행이었다. 급하게 하산하고 나니 남은 시간이 어정쩡했다.

일행들의 의견을 모아 인근 청남대로 향했다. 충북도민으로 간만에 혜택(?)을 봤다. 입장료를 할인받아 왕복입장권을 구했다. 버스에 올랐다. 만원(滿員)이라 서서 가야만 했다.

구불구불한 진입도로와 버스 특유의 역겨운 기름 악취 덕분에 힘들었다. 차멀미로 두통에 식은땀을 많이 흘렸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었다.

청남대에 도착했다. 잠시 머리를 식힌 뒤 대통령기념관(별관)을 시작으로 노태우대통령길을 지나 본관을 둘러보고 나왔다. 시간부족으로 다 돌아보지 못했다. 아쉬웠다. 그만큼 힐링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산책코스도 볼거리도 많았다. 한 번 더 방문, 개방시간(09:00)부터 종료시간(18:00)까지 부지런히 다녀야 대충 다 돌아볼 듯 싶었다. 주변에도 가볼 만한 좋은 곳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렇게 좋은 볼거리를 주변에 두고 왜 멀리 있는 관광지만 생각하고 찾아다녔는가 하는 아쉬움이 머릿속을 스쳤다. 주변명소부터 부지런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물질적 빈곤보다 정신적 빈곤을 채우는 문제가 더 요구되는 추세다. 웰빙보다 힐링이다. 의식주보다 정신적 만족이 더 필요한 때라는 말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우리 경제수준이 그만큼 성장했고, 성공과 행복의 가치기준 또한 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이런저런 봄맞이 축제가 주변에 많다. 앞으로 1~2주가 절정기라고 볼 수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봄기운에 푹 빠져 보는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한다.

바쁠수록 힘들수록 더욱더. 정신적 빈곤을 채우는 힐링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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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섭 2016-05-04 10:43:35
박교수님의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