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장 ISA 가입 전 꼼꼼히 따져야”
“국민통장 ISA 가입 전 꼼꼼히 따져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03.13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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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계좌에 펀드·예적금 … 최대 250만원 비과세

파생결합상품 투자하지 않고선 큰 혜택 없어

고객, 투자 성향·상품 특성 파악 후 운용해야
국민통장이라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 첫선을 보인다. ISA 도입 전부터 은행과 증권사들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양상이다. 여러 상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손익을 통산하는 ISA라지만 항상 수익을 보거나 세제상 유리한 것은 아니므로 가입 전 득실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적금과 펀드 등을 담아 운용하는 제도로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한도를 초과한 수익에 대해서는 기존의 15.4%보다 낮은 9.9%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ISA 최대 활용법 ‘파생결합상품’ 가입

계좌에 편입할 수 있는 상품군은 여럿이지만 주가연계증권(ELS)나 파생결합사채(ELB) 등 파생결합상품 등에 투자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큰 혜택을 보기 어렵다.

예·적금으로만 운용해도 무관하지만 수수료를 고려하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분석이다.

결국 예·적금이나 부동산에 묶여 있는 자산을 시장 쪽으로 풀기 위한 단초로 세제 혜택이 있는 국민통장이 제시된 셈이다.

이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묶여 있는 돈을 시장에 풀기 위한 간접적인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대까지 기준 금리를 낮췄지만 자금은 예상만큼 시장에 흘러들지 않았다.

미국 금리는 최근 주춤하고는 있지만 인상이라는 방향성은 기정사실로 된 상황이다. 기축 통화가 아닌 원화의 특성상 유로존과 일본과 같이 기준 금리를 낮춰 돈을 더 찍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경기 둔화와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노동· 자본 소득을 향상시킬만한 적절한 방안도 마땅치 않은 가운데 ISA를 통해 시장으로의 자금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과열 경쟁 속 타의에 의한 불완전 판매 우려

자본시장에서 투자 상품의 수익률은 예측하기 어렵다. 더욱이 추천을 받아 가입했다고 한들 손실을 보게 되면 책임은 투자 판단을 한 고객에게 돌아간다.

한때 ELS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가 장중 7500선까지 주저앉으면서 수조원대의 원금 손실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더욱이 금융사 직원들에게 ISA 유치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실적 압박에 내몰리게 되면 타의에 의한 불완전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성동구 한 시중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박모(29)씨는 “1인당 100계좌 판매가 목표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대한민국 5000만인구 중 (ISA 가입 대상자인) 근로자와 사업자가 많아봤자 3000만명 정도 될 텐데 이걸로 30개 넘는 금융기관이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상품을 한 번에 담게 되는 ISA의 특성상 상품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게 이뤄질지 여부도 미지수다.

창구 직원이 다뤄야 할 상품은 예·적금, 펀드, 보험, 카드는 물론 복잡하게 설계된 파생결합증권까지 수십개에 달한다. 이같은 이유로 무작정 창구를 찾기보다는 고객이 자신의 투자 성향과 가입하려는 상품에 대한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한 뒤 가입해야 ISA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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