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증평은 `캐스팅 보드'다
괴산·증평은 `캐스팅 보드'다
  • 심영선 기자
  • 승인 2016.03.01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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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심영선 부국장(괴산주재)

다음달 13일 실시하는 제20대 총선에서 괴산·증평군이 남부(괴산·보은·옥천·영동군)와 중부(증평·진천·음성군)선거구의 캐스팅 보드(casting board) 역할을 하게 됐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지역이 어수선하고 시끄럽지만 어쨌든 이는 양 군의 공통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조정한‘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이 사실상 굳어지면서 양 지역 정가에 미묘한 여운이 감돌고 있다.

생뚱맞게 보은·옥천·영동군 등 남부3군 선거구에 포함된 괴산군 정가 분위기는 획정안이 사실상 확정되자 반전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사회단체협의회를 비롯해 지역 정가는 최근까지 20대 총선 ‘보이콧’을 거론하며 반발했지만 지금은 한발 뒤로 물러선 모양새다.

개인 참정권 때문이라는 것이 드러내 놓은 이유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라고 보는 것이 옳다.

성양수 사회단체협의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선거구 조정에 불만은 크지만 단체가 대놓고 개인 참정권 문제를 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체가 선거 거부 운동에 나서기도 쉽지는 않지만 나설 계획도 현재는 없다”고 밝히는데서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결국 이같은 상황이면 남부권 출신 후보들의 고심만 점점 커지게 된다. 방대한 면적을 보유한 괴산군을 후보들이 공략하기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구 조정에 따른 괴산군민들의 보상 심리 작용 여부도 관심거리다. 당락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을 맘껏 과시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은 증평군도 비슷하다. 물론 선거구 획정과는 관련이 없지만 주민들의 총선 정서는 괴산 주민들과 같다. 지난 2003년 8월 괴산군에서 분군한 증평군은 지역 출신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증평군도 캐스팅 보드 역할을 확실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음성·진천군의 인구와 여·야 정당 후보 출생지, 지역특성 등을 감안하면 증평지역 유권자들이 당락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는 증평군은 이번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선 손해 볼게 없다.

이렇게보면 여·야 후보들은 증평군민 표심을 얻기 위해 지금까지 여느 선거보다도 이곳에 더 큰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증평군 유권자들의 몸 값이 치솟게 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괴산군과 증평군 유권자들은 이제 어느 후보가 괴산군을, 또는 증평군을 이끌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인지를 찾는게 우선이 됐다. 이번 총선에서 괴산군 또는 증평군 지역에서 이기면 당선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비록 남부3군에 붙은 괴산군이지만, 후보를 내지 못하는 증평군이지만 이곳을 소홀히 하는 후보는 낙선한다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괴산군과 증평군 유권자들이 확실하게 보여줘야 다시는 생뚱맞은 선거구 획정의 희생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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