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에 묻는다
국회(國會)인가 국해(國害)인가
대한민국 국회에 묻는다
국회(國會)인가 국해(國害)인가
  • 김기원<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6.02.2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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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 하나 한다.

요즘 고비용 저효율의 상징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국회에 묻는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국회의원들은 국리민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지 답하라.

답하기 구차하면 국회는 지금 나랏일을 잘하고 있는지, 국회의원들은 지금 금배지 값을 하고 있는지 OX로 답해도 좋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회는 국회의원들이 모여 나랏일을 논의하는 국가 입법기관이며, 국회의원들은 지역대표성과 국민대표성을 갖는 개별 헌법기관이다.

그런 국회의원을 뽑기 위해 국가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며 4년마다 총선을 치르고, 잘못이 있으면 재·보궐선거까지 한다.

누구든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민의를 받들어 법률을 제정하고,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며, 잘잘못을 파헤쳐 책임을 추궁케 하는 법적 지위와 권능을 부여받는다.

국가는 나랏일을 잘 보라고 국회에 국회의원들을 보좌하는 크고 작은 기관과 조직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국회에는 국회의원만 있는 게 아니다.

천여 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국록을 먹으며 국회사무처와 국회도서관에서 일하고 있고, 상임위원회마다 여러 명의 전문위원과 입법보좌관을 두고 있으며, 의원회관에는 의원 사무실마다 8-9명의 비서진과 보좌진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단체와 협회들이 국회를 매개로 활동하고 있다.

국회의원 세비 외에도 국회운영에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가 쓰인다.

국민은 그동안 국회의원 세비에만 관심을 두었지, 국회운영에 소요되는 전체예산에는 등한시했고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지금 대한민국국회는 있어야 할 국가 존엄과 국익은 찾아볼 수 없고, 여야정당과 그들의 당리당략만 난무하는, 다수결도 무용지물이 된 불임 국회가 되었다.

국리민복은 국회도서관 책갈피에 모셔놓고, 온갖 특권을 누리며 국민에게 막말과 갑질을 다반사로 해대고, 기관청탁과 압력행사는 물론 정경유착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회의원 나리들.

상임위활동비를 주머닛돈처럼 사적용도로 써도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는, 선거일이 50일이 남지 않았는데도 여태껏 선거구획정도 하지 못하는 국회.

국가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전반이 총체적 위기에 빠졌는데도 수렁에서 건져낼 비책은 마련하지 않고 서로 남 탓만 하며, 공천경쟁에서 자기 사람 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여야 정치지도자들.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도 표밭 다지기에만 골몰하는 국회의원들과 법과 소신 운운하며 쟁점법안에 총대를 메지 않으려는 국회의장.

이게 요즘 대한민국국회와 국회의원들의 현주소다.

국회의원 수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 차라리 국회의원들을 수입해서 쓰자는 국민의 볼멘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하여 다시 묻는다. 저무는 19대 국회는 진정 국회(國會)인가, 국해(國害)인가?

바야흐로 선거시즌이다.

지역의 각종 행사장은 벌써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겠다는 예비후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아무튼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국민 위에 군림하고 갑질을 해댈 겉 다르고 속 다른 저질 불량 후보들을 솎아내야 한다.

옥석을 잘 가려야 온전한 국민의 국회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국회를 국회로 만드느냐, 국해로 만드느냐는 오롯이 유권자의 몫이다.

대한민국 건국 후 20번째 하는 총선이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실망도 적잖이 했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국회가 국해가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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