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소수의견'…금리인하 신호탄될까?
한은 금통위 '소수의견'…금리인하 신호탄될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2.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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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금통위 소수의견 나오자…커진 금리인하 기대감
2014년 이후 4차례의 금리인하 앞서 대부분 소수의견 나와
시장에선 '소수의견 등장=금리조정 사전 시그널'처럼 인식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자 17일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만장일치로 이뤄지던 금리동결이 8개월만에 깨지고, 금리인하 의견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의미있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하성근 금통위원은 전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에서 0.25%p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주열 총재 취임 이후 한은 금통위는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4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해왔다. 그간 금리인하가 전격적으로 단행되기 1~2개월 전에는 대부분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지난 2014년 8월과 10월 두차례의 금리인하에 앞서 7월과 9월 금통위에서는 정해방 금통위원이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시장의 전망과 달리 이례적으로 금리인하가 이뤄졌던 지난해 3월을 제외하고는 6월 금리인하에 앞서서도 4~5월 하성근 금통위원이 소수의견으로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서는 소수의견의 등장은 곧 금리조정을 위한 사전 '시그널'처럼 인식됐다.

금통위원 7명 중 한은 총재를 뺀 나머지 6명이 외부에서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금통위의 견해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더욱이 금통위 회의 2주일 후에 공개되는 의사록에서도 내용이 익명으로 공개됐기 때문에 소수의견이 나오면 총재 발언과 더불어 향후 통화정책의 향방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로 통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20원대를 돌파하며 5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도 전날 1.445%로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총재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수차례 던졌음에도 기존에 펼쳐온 통화정책 신중론과 다를 바 없다는 해석 등을 바탕으로 오히려 한은이 3~4월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 등장과 함께 채권금리는 하락하며 강세를 나타내는 등 '소수의견=인하'라는 공식에 따라 시장이 움직였다"며 "1월보다 한은의 경기상황에 대한 진단이 후퇴한 모습을 나타내는 등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진 점 등을 볼 때 3월 금리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의 기대효과는 불투명하지만 부작용은 쉽게 예견된다'고 발언한 것은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커진 것은 인정하지만 최적의 금리인하 시점이 언제인가를 고민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주요국의 통화완화 기조 지속을 감안하면 결국 3~4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수의견 등장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커졌지만 한은이 당장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3월 미국의 FOMC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4월 임기가 만료되는 하성근 위원을 비롯해 정해방·정순원·문우식 위원 등 4명의 금통위원이 교체되기 때문에 금리조정에 당분간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진평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1월 금통위에 비해 높아졌지만 금통위원들의 대거 교체, 유럽 중앙은행(ECB)의 추가 완화정책 기대 등을 고려할 때 신중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4월까지는 시행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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