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탁구 은메달리스트 석은미의 노하우를 활용하라
아테네올림픽 탁구 은메달리스트 석은미의 노하우를 활용하라
  • 김기원<편집위원ㆍ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6.01.25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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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충북은 탁구의 메카이자 탁구발전의 진원지이다.

대한민국 남자 선수 사상 최초로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식 8강에 2회 연속 진출해 한국탁구의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남자탁구 단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탁구계의 전설이 된 김기택 선수를 길러낸 곳이 바로 충북이다.

비록 올림픽에서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실업팀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며 충북을 빛냈던 노윤관ㆍ이순창 선수 같은 뛰어난 선수를 많이 배출했고, 현재 단양군 여자탁구실업팀이 전국 무대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여자탁구 복식에서 만리장성을 허물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여자탁구 복식게임에서 이은실 선수와 짝을 이루어 은메달을 획득했던 석은미 선수가 있다.

석은미 선수는 청주에서 태어나 사직초등학교와 대성여중과 대성여상을 나온 충북의 자랑스러운 딸이다.

그는 숱한 국제대회에 출전해 복식은 물론 단식과 단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국위를 선양했고, 현역은퇴 후에도 대한항공탁구단 실업팀 코치로 부임해 2015년 2월까지 기라성 같은 후배 선수들을 지도했다.

경기 중 상대를 제압하는 기량과 노하우는 물론 코치로 후진을 양성하는 경륜과 리더십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용인대학교와 연세대학교대학원에서 체육학을 전공해 교사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런 만큼 지역을 빛낼 체육계의 큰 인적자산이다.

그런 그가 지난 1년 동안 지역에서 사장되고 있었다.

용인시를 비롯한 타지역과 호주 국가대표팀 코치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도, 그녀는 이를 마다하고 고향 충북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싶어 한다.

고향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픈 남다른 애향심 때문이다.

그런 그를 정작 충북은 외면했다. 충북도도, 도교육청도, 도체육회도 그의 존재와 가치를 등한시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고향의 후배 꿈나무들을 잘 키워 그가 따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조국과 지역에 바치는 꿈을 꾼다.

탁구는 요즘 생활체육의 대표주자다.

저비용 고효율의 사계절 전천후 스포츠인 데다, 읍ㆍ면ㆍ동 주민자치센터마다 탁구교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탁구인구의 저변확대와 탁구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

웬만한 구기 종목은 나이 들거나 여자들은 하지 못하는 데 비해 탁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매력 있는 국민스포츠가 되었다.

생활탁구의 저변이 확장되니 엘리트 탁구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요즘 충북탁구가 예전만 못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탁구팀 수도 그렇고 대회성적도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다수 탁구동호인은 석은미 선수를 어떤 형태로든 활용해서 엘리트 탁구를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모교인 대상여상 감독도 좋고, 시골학교 체육교사도 좋다.

섬마을 아이들을 조련해 전국대회에서 파란을 일으켰던 선생님들처럼 그녀도 그런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역이 그런 여건을 만들어 주느냐가 관건이다.

그가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면 제2의 김기택, 제2의 석은미의 출현은 시간문제다.

이는 비단 탁구뿐만 아니다. 이번 기회에 충북도는 여러 분야에서 사장되고 있는 충북의 인적자산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히딩크는 외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내부에도 얼마든지 있다.

석은미는 지금 호주탁구의 히딩크가 되는 길도 마다하고 고향 후배들을 육성하는 히딩크로 남고자 한다.

그의 꿈은 이처럼 소박하고 간절하다.

거듭 호소한다.

충북교육계와 충북체육계는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게 뒷받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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