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기가막혀!
스님이 기가막혀!
  • 김대환 기자
  • 승인 2006.11.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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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가 사찰서 불상 절도
   
사찰에서 문화적 가치가 높은 불상을 훔쳐 팔려고 한 승려 등 문화재 절도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괴산경찰서는 26일 사찰에서 불상을 훔치도록 지시한 승려 김모씨(43) 등 5명에 대해 특수절도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훔친 불상을 운반한 혐의(장물운반 혐의)로 차모씨(33)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훔친 불상 '대세지보살좌상', '관음보살좌상', '석가모니불상' 등 3점을 압수해 충남 부여군 성성면의 사찰에 인계했다.

범행=대전지역의 한 개인 암자에서 승려로 생활해오고 있는 김씨는 범행 장소인 충남 부여의 한 사찰의 위치, 구조 등을 미리 파악해 놓은 후 이달초쯤 평소 알고 지내는 인근 암자의 승려인 문모씨(32) 등 2명과 불상을 훔치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저녁 6시 30분쯤 충남 부여군 석성면 정각리 D사찰에 몰래 들어가 대웅전에 있는 불상 '대세지보살좌상'등 3점을 훔쳤다.

이들은 또 차씨 등 장물을 운반, 알선할 지인들을 구해 문화재 절도단을 구성한 뒤 경기도 안산의 한 불상용품점의 개인업자에게 불상 1점당 2억원 상당을 받고 팔려고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수법=김씨는 10여년전 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이지만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지휘하는 우두머리 역할을 했다. 김씨는 수년간 범행대상 사찰을 찾아 사람들이 뜸한 시간대와 침입할 장소 등을 조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절도단을 구성한 김씨는 자신의 사찰에서 수족노릇을 하는 차씨 등에게 역할을 분담해주고, 현장에 보내 전화로 범행을 지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경위= 지난 17일 충남 부여 D 사찰에서 불상 3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서로 접수돼, 전국적으로 수배가 내려졌다.

괴산경찰서는 결정적인 제보를 받아 이들의 신원을 확인한 후 전화통화 추적 등을 통해 경기도 안산시에서 장물을 처분하려한다는 첩보까지 입수했다. 경찰은 지난 23일 대전에서 장물 처분하려는 이들을 급습해 모두 8명을 검거했다.

훔친 문화재는= 도난당했던 '대세지보살좌상'등 3점은 문화재로 등록이 돼 있진 않지만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세지보살좌상은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높이 60이며, 관음보살좌상 역시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불교 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평가받는다. 제작연대 미상인 석가모니불상은 높이 1m로 부여군에서 문화재 지정가치여부를 조사하고 있던 중 도난당한 것으로 문화재의 액수를 정확히 산정할 수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 절도단 중 불상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등 문화재 절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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