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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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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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건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제안
김 영 석 <북부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얼마 전 친구들의 괴롭힘을 참다못한 한 학생이 미리 준비한 흉기로 괴롭히는 학생을 찌르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이 사건이 일어난 후에 흉기로 찌른 학생을 구명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이를 두고 인터넷 상에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칼로 찌르겠느냐는 의견과, 아무리 그래도 칼로 찌른 것은 범죄라는 의견들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이다.

지난 한해 동안 학교폭력에 대한 문제들이 심각하게 사회문제로 대두됐다가, 슬그머니 수면 아래도 들어가 버렸지만, 학교에서의 폭력문제는 아직도 존재해 갈수록 그 수법과 종류가 대담해져 다양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일본에서도 이지메로 한 학생이 자살하겠다는 글을 남기면서 일본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오기도 했다. 문제는 배움의 장인 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고, 학교 차원에서는 뚜렷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인적부에서는 학교 폭력에 대한 대안으로 학교에 CCTV를 설치하겠다, 학교경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추기도 했지만, 그 자체가 결코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학교는 교와 육을 지도하여 미래 우리 사회의 기둥을 양성해 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체계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 학교의 모습은 어떠한가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있어온 얘기다. 교육의 본래 기능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학교에 가면 오직 대학입시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처벌중심의 규칙만이 존재할 뿐이다. 중학교 때부터 이미 모든 초점은 대학입시에 맞춰져 있다고 한다. 학생들 개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기회제공은 전혀 없고, 오로지 입시과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런 환경에서 과연 학생들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예전에 아동학대문제는 그 가정의 일로 받아들여져 사회적으로 문제화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 것처럼 학교 문제도 그 학교 내부의 문제쯤으로 받아들여짐으로써 외부사회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 문제를 누가 풀어야 할 것인가 교사들에게 전적으로 그 책임을 돌리기에는 너무 벅찬 기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내 CCTV를 설치하는 것보다, 학교 경찰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이미 그 효과성이 검증된 학교 사회복지사 배치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제는 숨긴다고 해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문제는 해결해야 하고, 그 해결방법이 물리적인 힘 가지고는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다. 교칙을 위반한 학생을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는 논리로는 학교 내 존재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부적응아동이 있다면 그 부적응 원인을 파악해서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집안이 빈곤해 학교생활을 할 수 없는 학생이 있다면 외부자원을 투입해서라도 경제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그 학생이 계속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누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일들을 하는 이들이 바로 학교 사회복지사들이다. 이제 교육인적부에서는 그동안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학교사회복지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효과가 있었다면 하루빨리 학교사회복지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학교가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공간이 안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그리고 학교가 밝고 건강해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학교사회복지사 배치를 신중하게 제안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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