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들이 미 봉사가 2시에 있습니다. 오늘도 함께 참석해요!’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듯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면 날아오는 메시지가 하루를 즐겁게 한다.
올 7월부터 9월 첫 주까지 어르신들의 무더위를 식혀주고자 시작한 행복드리미 미숫가루 봉사. 말 그대로 행복을 드리는 봉사를 잘 마무리했다.
9명으로 구성된 행복드리미봉사단은 먼저 미숫가루 담을 통을 준비한 후 얼음, 설탕, 미숫가루를 사다 나르고 식수를 부어 가며 풀리지 않는 미숫가루를 번갈아 저어가다 진하지 않은 맛에 허둥지둥 미숫가루를 더 사다 풀어놓고 ‘됐다 맛있다’ 서로 마주 보고 맛을 보며 힘들어하지 않던 시간. 벌겋게 달아오르던 얼굴도,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도 아랑곳하지 않는 여름을 보냈다.
팀별로 3명이 한 조가 돼 8군데 경로당을 방문했다. 경로당 인원이 많고 적음으로 구별해 5리터 통에 가득 담고 반 통 더 담아 갔다.
처음 경로당을 가던 날, 미숫가루를 주면 타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데 왜 타 오냐고 불평을 하셨다. 난감하던 순간이었다. “어르신들 그렇게 하면 저희 할 일이 없잖아요” “할 일이 없으면 편하지 뭘” “어르신 미숫가루 드리는 것도 좋지만 더위에 어르신들 잘 지내시나 볼 겸 이렇게 미숫가루를 타서 꼭 들여다봐야 합니다” 라며 설명에 설명을 드렸던 첫 방문. 돌아서는 우리 발걸음도 가볍지 않았다.
삼복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갖다 드리다 보니 어르신들도 우리를 기다리셨다. 물론 미숫가루를 기다리셨지만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르신들은 저번 미숫가루도 잘 먹었다며 이 더위에 얼마나 힘들겠냐고 부어 놓은 미숫가루를 한잔 마시고 가라 하신다. 에어컨 앞에서 앉았다 가라며 붙드신다. “아닙니다, 저희는 마시지 않아도 돼요. 빨리 다른 경로당 갖다 드려야 합니다” 웃으며 돌아서면 고맙다고 하신다. 복 받을 거라 하신다. 푹푹 찌는 더위에 시원한 냉수 한 그릇이 이 칭찬에 비할 수 있을까. 어디 그뿐이랴. “안녕하세요. 미숫가루 왔습니다” 하며 들어서면 얼른 수박 한쪽을 잘라 주신다. 드시던 옥수수를 자루째 건네주신다. 국수 드시다 얼른 삶아 줄 테니 먹고 가라 하신다. 우리는 참 많은 것을 얻었다. 우리는 참 뜨거운 정을 받았다. 10주 동안 봉사하면서 봉사란 꼭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행복드리미, 내가 행복해야 상대방에게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것’이라는 경험과 함께 올여름 알찬 땀방울을 흘리며 행복한 봉사를 했다. ‘행복드리미’로 내년에도 넉넉하게 더 큰 행복을 드리고 싶다. 올여름 알찬 땀방울을 흘리게 해주신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함께 봉사했던 금천동 행복드리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행복드리미 여러분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는 행복을 드리는 행복한 심부름꾼이었습니다.
열린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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