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 이명순<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 승인 2015.10.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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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명순<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통합사례관리라 함은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지원팀에서 복합적 욕구를 가진 대상자에게 공공민관의 협력을 통한 지역단위 통합적 서비스제공 체계를 구축·운영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제공 및 지역주민의 복지체감도를 향상시키는 일이지만 순수한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위기에 처한 세대에 도움을 주었던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사례내용은 모자가정으로 남편이 실직과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해 생활이 어려워져 이혼했다. 당시 9살, 12살의 두 자매를 양육하던 중 첫째 딸이 급성 백혈병진단을 받게 돼 항암치료가 시작되면서 둘째 딸의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래전 조부모는 사망했고, 인척은 타지역에 살고 있어 도움을 청할 수가 없었다. 이웃의 도움을 간절히 알아봤지만 밤을 같이 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복잡한 심정으로 주말을 보냈고, 정말 둘째딸을 맡아줄 곳이 없으면 우리 집에서라도 데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했다. 처리해야 할 업무가 머릿속에 맴돌지만 내일이면 병원 입원으로 혼자 남겨질 아이 생각에 애를 태우던 중 전에 사례관리대상자로 인연을 맺었던 독거어르신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르신은 74세로 오래전 이혼했고, 자식이 있으나 연락을 하지 않아 외롭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우울감이 있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한쪽 팔에 약간의 장애가 있어 경제적인 활동을 못하시지만 당신보다 못한 분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으며 작은 도움에도 크게 감사하는 품성을 가지신 분이었다. 정말 어르신이라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전화를 해 대상자 가정의 급박한 상황에 대해 간략히 전달했고, 조심스럽게 입주 돌봄 자원봉사를 해주실 수 있는지에 대해 여쭤보니 감사하게도 흔쾌히 허락을 해 주셨다.

다행히 어르신의 도움 속에 첫째 딸은 골수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았고 지금은 중학교 1학년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외롭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르신은 자녀의 질병으로 힘겨워하는 대상자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하게 된 것 같다. 대상자는 그 힘으로 아파하는 자녀에게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어르신이 질병이 생겨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친정엄마라 생각하고 자신이 나서서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생계의 어려움으로 앞날에 대한 희망이 없었던 가정이지만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희망의 문은 항상 열려 있지만 두드리지 않으면 그 누구도 그 안에 들어 있는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감동을 맛보지 못한다. 도움의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서 노력한 뿌듯함이 나 자신을 버티게 하는 에너지가 된다는 생각도 해 본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성경 말씀처럼 일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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