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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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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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흥이 생태공원에 대한 책임을 다하자!

신 제 인 <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두꺼비들의 집단 산란과 새끼 두꺼비들의 대이동으로 상징되는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원흥이방죽. 이제 다음달이면 수많은 우여고절 끝에 그곳에 생태공원이 준공되게 된다. 물론 심어 놓은 풀과 나무들이 제대로 자란다든지 생태문화관이 완성되는 내년이 자나야 생태공원으로서의 모습을 점차 갖추어 가겠지만 말이다. 이 시기에 우리 모두가 직시할 점은 형식적인 생태공원의 준공이 아니라 이 생태공원이 앞으로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해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를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청주시는 공원이 준공되면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원을 인수하게 된다. 그러므로 공원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분명한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두꺼비를 비롯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원흥이 생태공원을 다른 근린공원 같이 관리해서는 안된다. 생태공원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고 해마다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적인 책임이다. 또한 직영을 하든 위탁을 하든 청주시가 공원을 인수한 뒤로는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충청북도는 원흥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었을때 토지공사와 원흥이생명평화회의 그리고 충청북도 3자가 협의를 거치면서 현재의 상황에 이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대규모 택지개발시 환경개발분담금의 형식으로 수억의 돈을 받는데 원흥이가 있는 산남3지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분담금이 엉뚱한 곳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원흥이 생태공원의 유지에 사용되어야 명분이 있을 것이다. 이미 다른 곳에 지출했다면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서라도 원흥이 생태공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며, 충북의 소중한 자산으로 생태공원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토지공사는 공원을 만들어 놓았다고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갈등 사례를 나름대로 원만하게 풀었다는 모범으로 인정받고 있는 원흥이 생태공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수십 억원의 돈을 들여가며 만든 공원이 몇 년 지나지 않아 그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시간이 지나도 서로의 노력으로 무언가를 제대로 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로 끝까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천막농성과 서명운동, 삭발과 단식, 삼보일배와 60만배 등 원흥이를 지켜내려는 수 많은 노력을 경주해온 원흥이생명평화회의. 40여 단체들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부족하지만 상생의 합의를 통해 생태공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기에 서로에게 비판적인 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가져야 할 자세는 누구에게 책임과 잘못을 추궁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어떻게 함께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몸으로 실천하는 노력들을 더 많이 가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공원 주위에 입주하는 주민들의 역할이다. 공원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공원이 어떻게 유지되느냐의 문제이다. 출입제한과 두꺼비들의 산란과 이동 돕기 등 주민들이 공감하고 참여해야하는 일들이 많을 것이다. 주민들 스스로가 두꺼비의 친구들이 되어 원흥이 생태공원의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공원을 생태적으로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는 주민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원흥이 생태공원에 대한 책임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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