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청주시 상징물(CI) 다시 검토하라
통합청주시 상징물(CI) 다시 검토하라
  • 임성재 기자
  • 승인 2015.09.15 1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 임성재 <칼럼니스트·시민기자>

통합청주시 CI(Corporate Identity, 상징물)가 또 문제다. 지난 14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장이 시민들과 약속한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채 개정한 통합청주시 CI를 기정사실화하여 사용하는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통합청주시 CI(상징물)와 관련한 기자회견만 벌써 세 번째이다. ‘도대체 CI가 뭐 길러 시민단체와 청주시가 이렇게 공방을 벌이냐고 의아해하는 시민들도 많다.

CI는 기업이나 단체에서 자신들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체계화하여 기업의 철학과 미래비전 등을 나타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구성원들에게는 결속력과 자긍심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미지를 CI에 담아내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청주, 청원도 어렵게 통합을 이룬 만큼 통합 청주시에 걸 맞는 CI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통합청주시의 상징물인 만큼 청주, 청원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물으면서 주민들이 통합청주시의 상징물을 선정해가는 축제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청주시는 일방적으로 통합청주시 CI를 만들고 7월 1일 통합청주시 1주년 기념식에서 공포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문제는 시민의 의사가 무시된 불통의 과정뿐만 아니라 내용도 수긍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도안이 소로리 볍씨를 상징하며 생명의 씨앗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데 상징물의 선정도 수긍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도안의 예술성도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이런 여론을 감안한 듯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청주시가 제출한 ‘청주시 상징물 등 관리조례’ 개정안을 부결시키고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그런데 같은 당 시장을 돕겠다는 충성심에서인지 시의회 본회의에서 야당의원들이 퇴장한 채 새누리당 의원들의 단독표결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시의회는 한 달 가까이 파행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이승훈 시장이 ‘시의회에서 원만히 해결될 때까지 협의과정을 지켜본 후 새로운 CI시행을 추진하겠다’며 자신을 도와준 새누리당 의원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과하여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후 청주시는 공청회와 4개 구청 주민설명회,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CI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청주시는 이런 시민들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문제가 된 CI에 영문으로 ‘CHEONG JU CITY’라는 문자만 삽입하여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이미 명함, 공문, 외부시설물 등에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청주시 기자실 단상에도 버젓이 붙여 놓고 있다. 주민의견을 듣는 과정은 형식적으로 거치돼 한번 정한 방침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렇다하더라도 절차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공청회, 주민설명회라도 끝나고 ‘이렇게 정했습니다’라고 발표라도 하고 사용해야 순서가 아닐까? 불통행정에서 꼼수행정까지 펼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통합 청주시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부단한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듭한 역사의 결과인 것처럼 상징물 또한 오랜 고민과 함께 시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마땅한 일이다. 급하게 서두를 일도 꼼수를 부려 졸속으로 처리할 일도 아니다. 통합시의 상징물은 당장 몇 년 쓰고 버릴 겉 치례가 아니다. 통합청주시의 역사와 함께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산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