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또 다른 이름 `모성애'
어머니의 또 다른 이름 `모성애'
  • 김낙영 <청주시 복대2동 주민센터 주무관>
  • 승인 2015.09.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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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낙영 <청주시 복대2동 주민센터 주무관>

최근 중국 후베이성 정저우시의 한 백화점에서 30대 여성이 자신의 세살배기 아들과 이동하던 중 에스컬레이터 상판이 갑자기 꺼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아이를 필사적으로 밀쳐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전 세계인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에 앞서 수년 전 중국 스촨성 지진 때 보여준 한 어머니의 거룩한 모성애도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몸으로 막고 웅크린 채 숨진 여인의 품에서 한 아기가 숨 쉬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모성애는 위대하다. 사전적 의미로 어머니는 “사랑으로 뒷바라지 해주고 걱정하여 주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적혀있다. 이에 더해 모성애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본능적인 사랑을 일컫는다.

해마다 추석을 며칠 남겨둔 이맘때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몇 년 전 어머니는 세상과 이별하고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어머니라는 그 이름은 나의 가슴 속에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고유명사로 남아있다.

28살의 꽃다운 청춘에 홀몸이 되셔서 40년 넘게 홀로 자식들을 뒷바라지 해주시고도 무엇이 부족하셨는지 어머니는 떠나시기 전 ‘너희한테 미안하다’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남기셨다.

어머님이 작고 하신지도 벌써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왜 어머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잘 모른다.

얼마 전에 한 아이의 엄마가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상담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와서 가게 문을 잠시 닫고 학교를 찾아가서는 아이 담임선생님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자식에게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해 죄송하다고 계속 그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속상한 마음에 집에 가서 자식을 혼내려고 했는데 아이가 피곤한지 곤히 잠드는 바람에 화는 나지만 깨워서 혼낼수도 없고 해서 그 날은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에도 등교하는 아이한테 아침부터 꾸지람을 할 수도 없어 또 그냥 넘어갔단다. 아니, 오히려 엄마가 아이한테 미안해서 혼내 킬 수도 없었다고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생활여력이 있지만 정작 아이한테 엄마가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연신 자식한테도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제야 어머니께서 왜 우리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남기셨는지 이 엄마의 말을 듣고 보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고 곁에 있어주고 싶었던 것이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었던 것이다.

요즘 아내의 눈물이 부쩍 많아졌다. 큰 아들이 군대를 가야할 시기가 되어서 그런지 텔레비전에서 군인들이 힘들게 훈련하는 모습만 보아도 불쌍하다며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북한의 지뢰 도발로 한 하사관의 다리가 절단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는 누구보다도 분노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아마 아내 역시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더 슬퍼했던 것 같다. 꼭 내 자식이 저렇게 된 것 같고, 또 앞으로 군대에 가서 저런 사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감에 더 슬퍼하고 분노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 세상에 어머니보다도 더 따뜻하고 모성애보다도 더 진한 감동이 있을까? ‘어머니’하고 부르면 곧 반기며 달려오실 것만 같은 어머니가 오늘은 사무치도록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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