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사건과 광복70주년
미쓰비시 사건과 광복70주년
  • 김도현 <청주시 회계과 주무관>
  • 승인 2015.08.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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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도현 <청주시 회계과 주무관>

지난달 어느 일본 기업이 우리 국민들을 열 받게 해 가뜩이나 더운 날 더 덥게 만들었다. 

그것은 바로 미쓰비시의 강제징용자 사과사건이었다. 일본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미쓰비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포로에게 강제 노동을 하게 한 점에 대해 사과를 했다. 

미국 등의 연합국과 대립한 일본은 연합국 포로들에게 탄광 등지에서 강제 노역을 강요했고, 그로부터 약 70여 년이 지나서야 그때 당시 포로였던 미군에게 사과를 한 것이다. 

그러자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의 전쟁포로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우리나라와 중국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곧바로 미쓰비시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그런 요구에 미쓰비시는 영국 등의 전쟁포로들에게 사과 의사를 밝혔으며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과도 사과와 보상을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한일협정으로 해결된 사항으로 ‘법적인 상황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우리 국민들은 불합리한 논리로 일관하며 이중적인 태도로 한국인 피해자들을 기만한 미쓰비시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하며 불매운동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사람들이 미쓰비시라는 기업과 일제강점기의 강제징용에 대해 묶어서 생각할 수 있을까?’, ‘미쓰비시를 단순히 일본의 건실한 자동차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미쓰비시를 검색하면 대부분 미쓰비시의 자동차에 대한 글들이 많다. 그나마 최근 이러저러한 사건들로 소수의 사람들이 미쓰비시 사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역사 사실과 관련된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전엔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미쓰비시라는 기업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주된 가해기업이라는 것을 몰랐다. 수능 때나 공무원 임용시험 때 국사를 공부하긴 했지만 시험합격에 목적을 둬 역사적 사건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을 뿐 깊이 알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의 부재, 순수한 관심이 아닌 목적으로서의 접근이 역사에 대해 무지하고 폭넓은 지식을 갖지 못하게 된 이유인 것이다.

최근 아내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출산 후 TV에서 ‘역사저널 그날’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배운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꼭 남의 나라 역사를 처음 배우는 기분이 들었단다. 그러고 나서 잠든 아이를 보니 아이에게 역사교육은 제대로 시키자는 생각이 들어서 본인이 먼저 공부하게 된 것이다. 공부를 하다 보니 최근 개봉한 영화 ‘암살’을 보며 극중 등장한 역사적인 인물 김원봉의 활약상을 줄줄이 읊을 정도가 됐다. 

결국 관심을 갖느냐 안갖느냐에 따라 역사적 지식에 대한 폭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다. 

지식의 차이는 행동의 차이를 가져온다. 아는만큼 행동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미쓰비시 사건을 일회성으로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 당시의 역사와 일제의 만행에 대해 알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일본의 정치인이나 기업에 온 국민이 올바른 대처를 요구한다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관심은 결국 이뤄낸다. 

얼마 전 공소시효 폐지법이 통과된 것도 지속적인 관심의 힘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광복 70주년인 올해는 특히 자녀들과 국내의 역사 관광지를 둘러보고 역사 도서도 읽을 것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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