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 결혼 풍속 '부모팅' 인기
日, 신 결혼 풍속 '부모팅' 인기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7.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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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이 성행함에 따라 '초식남' ,'초식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식남녀는 이성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이성과의 관계에 소극적인 남녀를 일컫는 신조어인데, 일본의 상황도 한국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런 자녀들을 둔 부모들 사이에 새로운 결혼 풍속도가 인기를 얻고있다. 자녀를 대신해 부모들이 집단 맞선에 참가해 결혼 상대자를 찾는 것으로, 일본에서는 '대리혼 활동'이라고 불린다. 쉽게 말해 '부모팅'정도로 말할 수 있다.

21일 서일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현재 '대리혼 활동'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배경에는 남녀 모두 일로 바빠 맞선을 볼 시간도 없고, 맞선문화의 쇠퇴라는 시대에 따른 문화의 변화도 있다.

이에 대해 '초식남, 초식녀'자녀들은, 결혼까지 부모한테 부탁하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자녀분은 어디에서 일하고 있습니까" "따님은 계속 일을 하실 건가요" 등의 질문이 오간다. 혼기를 지난 자녀를 둔 노부모들이 자녀의 배우자감을 찾아 나선 것.

지난 24일 후쿠오카(福岡)현 구루메시의 구루메상공회의소의 한 회의실에는 60~70대로 구성된 48명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일반사단법인인 '좋은 인연 부모 모임'의 주최로 '대리 맞선장'이 열렸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30대의 아들을 둔 후쿠오카 한 시민(61)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한 참가자가 손에 꼭 쥔 명부에는 집에 돌아가 자녀에게 보여줄 맞선 상대의 근무처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자녀들이 서로 잘 맞을 것으로 판단되면, 부모들은 상대방 자녀의 취미와 학력 등 상세한 신상명세를 교환해 가져간다. 서로의 아이들도 'OK'한다면 실제 맞선이 이뤄지는 것.

'좋은 인연 부모회'는 2005년부터 전국에서 약 230회 열렸으며, 약 1만7000명이 참가했다. 후쿠오카현 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대리 맞선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초식남녀를 자녀로 둔 부모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너무 바빠서 여유가 없는 사람이 많다"고 히라타 가츠노리(平田勝則) 서일본 지부장은 지적한다.

여성도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 또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는 사적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 것이 풍조가 됐다. 이웃간의 교제도 줄어들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는 주변 소개로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었다.

"옛날에는 일만 하는 사람도 주변이나 직장 상사 소개로 만나는 일이 많았다"고 히라타 지부장은 말했다. 대리 혼인 활동은 "만남의 시간이 없다", "주선자도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중고를 안고 사는 현대의 독신 남녀를 위한 것이라고 서일본신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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