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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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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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위한 돈잔치였나
영동 황간초교 100주기념사업회와 총동문회가 올 초 기념사업을 위해 동문 등 각계에서 출연받은 돈은 1억 9000여만원이다. 교정에 세운 기념비 등 현물 기탁분까지 합치면 2억 4000여만원이다. 기탁자들은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학교와 후배들을 위한 뜻깊은 사업에 쓰여지길 기대하며 돈을 출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순수한 정성은 여지없이 유린됐다.

도서 기증, 기념문집 발간, 기념공원 조성 등 일부 기념사업이 각종 의혹을 받으며 동문들간에 진정이 제기되고, 급기야 경찰 수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사업회와 동문회가 예산 집행후 내놓았던 결산서를 보면 문제는 이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개교기념일 식대와 운영회, 재경동문 모임 등의 밥값으로 지출된 돈이 1400여만원이다. 행사때 나눠준 경품값 890만원을 비롯해 기념품, 감사패, 은사 및 교직원 선물비, 연예인 초청 등에 쓴 돈이 3000만원을 넘는다.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선물 주고 받는데 4500만원이 들어갔다. 반면 학생들을 위해 쓴 돈은 학용품값 85만원이 고작이다. 누구를 위한 100주년 행사였는지 종잡기 어렵다.

동문회는 쓰고남은 돈 4000만원을 장학기금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푼이라도 아껴 소중한 재원이 후배들의 미래를 위해 쓰이도록 해야겠다는, 그야말로 상식적인 생각들을 했더라면 장학금 규모는 두배 이상 커졌을지도 모른다. 물 쓰듯 예산을 집행한 당사자들은 물론 이를 방조·방관한 동문들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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