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자녀 원하는 43%
공무원 자녀 원하는 43%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5.07.06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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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부국장<천안>

왜 우리 돈으로 내느냐. 중국에서 사망한 우리나라 지방 공무원들의 장례비로 1인당 6000만원이 지급된다는 소식이 5일 전해지자 누리꾼들이 들끓고 있다.

우선 장례비 액수에 놀라는 모습들이다. 보통 일반인의 장례비가 1인당 1000만원안팎인데 어떤 근거로 6000만원을 책정했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 돈이 국고로 지원된다는 점에도 불만이 많은 것 같다. ‘놀러 갔다가 사고 당했는데 왜 나랏돈이냐(네이버 ID:ddom***)’, ‘여행 중 사고는 여행자 보험에서…. 이런 데 쓰라고 낸 세금 아니다(asic***)’, ‘왜 국민 세금으로 장례를 치러져야 하나(ekfm****)’, ‘중국 여행버스 회사에서 부담해야지. 왜 나랏돈 써(haeo****)’...

고인과 유족들에게는 서운한 말이겠지만 대체적인 ‘젊은’ 누리꾼들의 정서가 이랬다.

이들 공무원의 연수 일정은 4박5일. 출입국에 이틀이 소모되고 나머지 사흘 동안 백두산, 통화, 집안, 단동에 이르기까지 빠듯하게 1500리 길을 거쳐야 하는 ‘그리 사치스럽지는 않은’ 연수여행이었는데도 말이다.

왜 이것도 우리 돈으로 내느냐. 이번엔 메르스다. 정부가 메르스 대책비로 추가경정예산 2조5000억원을 세웠다. 

피해 병원 지원과 환자 치료비 지원 등 보건 의료 분야에 9000억원, 관광업계 등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역시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정부가 저지르고 뒷수습은 국민이 하네(tjdf***)’ ‘참, 나…. 지들끼리 환자 정보 쉬쉬하다 일 커진 것을. 처음부터 정보공개하고 보호자들 차단했으면...(syho***)’, ‘공무원들이 자진해서 월급 반납해야…. (bani****)’‘내년에 국민 세금 얼마나 올릴지 월급쟁이는 벌써 걱정되네요(hy58****)’‘공무원들이 일 크게 만들고 결국 국민 돈으로 해결? 국민이 봉인가(love***)’

이래저래 걸핏하면 도매금으로 싸잡혀 비난받는 공무원들. 정말 공복의 사명을 다하며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로서는 억울하지 않을 수 없겠다. 내가 잘못하면 물론 욕을 먹고, 남이 잘못해도 싸잡혀 욕을 먹고….

이쯤 되면 ‘더러워서 공무원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나올 만 한데 실상은 딴 판이다. 막상 젊은이들은 공무원이 되려고 ‘머리 터지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한 청년(만 15~29세)은 96만명으로 이중 공무원 수험생이 31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지방공무원 선발 대상자 숫자가 1만7561명, 국가직이 4810명 등 모두 2만여명이니 최소 15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어야 합격할 수 있다.

걱정되는 건 우리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공무원 시험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최고 머리 좋은 인재들을 만나려면 (고시촌이 있는) 신림동이나 노량진에 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2014년 대국민 경제 인식 설문 조사(성인 남녀 2000명 대상)에서 ‘당신의 자녀가 무슨 직업 갖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3%가 공무원을, 23%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을 꼽았다. 

창업을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디로 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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