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대응 논란만 키우다
미숙한 대응 논란만 키우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5.06.08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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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주시에 무슨 일이…

시장, 새 CI 사용 보류 발표 우군인 與 의원들 자극한 꼴

사과 문자속 野 폄하글 공개 시장실 항의방문 물리력 제지

비서실장 일방적 발언 빈축 사 시기자단 오늘 대책회의 개최

청주시 새 상징물(CI)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의 위기대응능력 미숙이 도마위에 올랐다.

시의회는 지난달 22일 제9회 임시회에서 새 상징물 관련 조례개정안을 처리했다.

상임위에서 부결됐지만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이 본회의에 재상정해 단독 처리했다. 날치기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다분히 같은 당 소속의 이승훈 시장을 돕기 위한 집단행동이었다.

이에 반발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의원들은 의정활동 보이콧을 선언했다. 애초부터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새 상징물 선정절차에서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이런 갈등속에서 예정돼 있던 기획경제위원회와 안전행정·보건복지위원회 국외연수가 취소되기도 했다. 본격적인 여야 간 갈등국면이 전개된 것이다.

여야의 대립은 지난 2일 김병국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대변인과의 회동을 가지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소득없이 회동이 끝났지만 여여 모두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조만간 화해의 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화해모드에 초를 치고 나선 곳이 바로 청주시 집행부다.

시는 지난 3일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야당 의원들이 의정활동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제안한 새 상징물 관련 조례개정안에 대한 시장의 거부권 행사 등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차원에서 준비된 기자회견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야당 의원들만 자극했다. 시에서 새 상징물 채택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또다시 불거지자 이번엔 이승훈 시장이 나섰다.

이 시장은 다음 날인 4일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 합의가 없으면 새 상징물 사용을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의 반발을 무마하겠다는 의도였지만 결과는 우군인 여당 의원들만 자극한 꼴이 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새 상징물 사용 보류 발표로 온갖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밀어부친 조례개정안이 허사가 됐다며 이 시장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들은 5일 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이 시장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쏟아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으로선 시의회 여야 모두가 등을 돌린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위기의식을 느낀 이 시장은 6일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면전환을 모색했으나 야당 의원들을 폄하하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7일 공개되면서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8일 야당 의원들은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시장실을 항의방문했다. 새누리당 의원들로선 내부용(?) 문자메시지가 유출되면서 결속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야당 의원들의 시장실 항의방문과정에서 공무원들이 기자들의 취재를 물리력을 동원해 제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김종일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협의도 없이 취재구역을 비서실로만 제한하는 일방적인 발언으로 기자들의 반발을 샀고, 고일준 정책보좌관은 기자들의 시장실 취재를 온몸으로 막아섰다.

청주시청 기자단은 9일 이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시의 재발방지대책 마련과 이 시장의 공개사과 요구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재동기자

tjrthf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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