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는 곧 제압된다
메르스는 곧 제압된다
  •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5.06.0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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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쑥밭으로 만들고 있다. 초기 의료진과 정부의 안이한 대처로 90여명의 확진자와 수천명의 격리 대상자를 양산했다.

언론은 연일 경쟁적으로 메르스 사태를 집중보도해 사회를 공포분위기로 몰아갔고 정부와 지자체와 의료계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세월호 침몰 때처럼 정부는 긴급조치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뒷북만 쳐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으며 의료 선진국이라 자부했던 국가 브랜드에 큰 상처를 입혔다.

일찍이 사스와 에볼라의 위기를 잘 극복해 세계인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성형의술의 첨단을 걷는 나라, 중동 부호를 비롯한 외국인 환자들이 치료받으러 오던 의료관광의 나라였던 대한민국의 위상과 명예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한국인 감염자의 출입국으로 중국과 홍콩은 대놓고 한국을 조롱하고 한국인을 폄하하니 그 피해가 실로 엄청나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중동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로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을 일컫는다. 사스보다 전염성은 약하나 치사율이 높고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바이러스의 유입차단이 상책이고 유입되면 반드시 초기에 감염원을 격리시켜 제압해야 하는 무서운 신종 전염병이다.

한국은 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했던 의료진과 입원환자와 환자를 위문한 가족들을 비롯한 병원 방문자들에게서 감염자가 발생되었고 양성판정을 받은 감염자 6명이 사망했다.

아직까지는 지역사회로부터의 전이는 발생하지 않고 있고 격리치료 받던 확진자 2명이 완치되어 귀가조치 되었다. 앞이 안보이던 메르스터널의 출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사사건건 정쟁을 벌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던 여·야가 메르스 진화에 초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고 감염원과 감염자에 대한 비공개원칙을 고수하던 정부도 공개로 선회하며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공조·협업을 하기로 해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조치가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젠 언론도 공포분위기 확산을 자제하고 메르스 퇴치에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의 미담수범사례나 격리대상자들의 의로운 투병생활 등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국론분열과 여론을 호도하는 괴담이나 유언비어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국민들도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손 씻기 예방조치를 생활화 하면서 일상에 매진해야 한다. 세월호 이후 어렵게 회복세를 타고 있는 국민화합과 국민경제에 더 이상 생체기를 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 국민 약속대로 한마음 한뜻이 되어 관련병원과 자가격리자를 비롯한 접촉원들을 빈틈없이 관리하고 이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도 적시에 제공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감염자와 격리대상자들은 모두 불운에 우는 우리의 선한 이웃들이다. 그러므로 가엾은 환자들과 격리대상자들을 하루 빨리 완치시켜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과 일터로 보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 정부도 지자체도 언론도 종교도 아닌 의료진이다.

우리는 의료진을 믿는다. 히포크라테스정신과 나이팅게일정신으로 무장된 직업의식과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의술을 믿는다. 

의료진들도 인간인지라 불안하고 무섭겠지만 보란 듯이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켜 대한민국의 의료수준이 결코 허명이 아니었음을 대내·외에 각인시켜 주기 바란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전염병은 계속 출현할 것이다. 차제에 국가지정 음압병동의 증설과 국가 의료재난시 정부, 지자체, 의료진, 국민들의 단계별 행동지침 등을 법제화해 어떤 신종바이러스가 침투하더라도 조기에 퇴치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메르스는 곧 제압된다. 의연히 대처해 하루빨리 종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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