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패턴이 바뀌고 있다
관광패턴이 바뀌고 있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5.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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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월악산국립공원의 골짜기마다 펜션이 들어서 있다. 제천시 한수면의 월악산 송계계곡에는 펜션촌이 형성돼 있다. 같은 월악산국립공원인 단양군 단성면 선암계곡도 마찬가지다. 상선암, 중선암, 소선암까지 계곡 주변에는 여지없이 펜션이 있다.

2010년 정부가 국립공원 구역내 취락지구를 제외하면서 이처럼 국립공원 주변지역이 변한 것이다. 

펜션 붐이 불기 전에는 민박이 성행했다. 농촌관광지, 산악관광지가 있는 지자체는 앞다퉈 지역관광 활성화와 농가소득 차원에서 민박을 권장한 때가 있었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국내 관광 패턴이었다.

이후 민박은 펜션문화로 시들해져 갔다. 2000년대 중반부터 펜션이 민박을 대신했다. 펜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원주민들은 밀려나는 형국이 됐다. 민박은 크게 돈이 들어갈 일이 없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조금만 손 보면 손님을 맞는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펜션은 얘기가 다르다. 전망이 좋은 위치를 확보해야 하고 외관, 내부구조 등 고급스럽다. 땅을 매입하고 건축을 하는 등 돈이 제법 든다. 농촌과 산악지대에서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던 농민들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펜션은 관광지 등에서 하는 숙박업, 곧 사업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연경관이 괜찮은 지역은 대부분 국립공원 지역이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간직한 국립공원에서 취락지구가 제외되자마자 펜션이 무분별하게 들어선 것이다. 수 십 년 동안 국립공원에 묶여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던 원주민들. 그 삶이 궁핍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 국립공원 해제에 따른 혜택을 받기에는 세월이 너무 지났다. 투자할 돈도 없지만 펜션사업할 나이가 지난 것이다.

이처럼 관광지의 대표적인 숙박시설이었던 민박을 대신했던 펜션사업도 시들해졌다. 펜션이 난립한 탓도 있지만 관광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광 트랜드는 캠핑이다. 캠핑족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전국 관광지마다 캠핑장이 설치 운영되고 있다. 월악산국립공원만 해도 선암계곡 소선암오토캠핑장이 인기다. 송계계곡에도 캠핑장이 있다. 최근에는 국립공원측이 송계계곡 상류지역에 캠핑장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속리산국립공원에도 오토캠핑장이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을 비롯한 충북도내 곳곳에 늘어나는 캠핑족을 유치하기 위한 캠핑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캠핑 마니아들은 계철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산과 계곡이 많은 충북은 겨울철과 초봄이 비수기다. 가을 단풍객과 한여름 피서객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 면에서는 바뀌고 있는 관광패턴이 충북의 관광 활성화에 다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바뀌고 있는 관광패턴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상가는 국립공원 탐방객과 법주사를 찾는 불자들이 주고객이다. 이 지역은 80년대까지 수학여행단으로 상가지역이 활기가 넘쳤다. 이제는 수학여행객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국립공원 탐방객도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이는 바뀌고 있는 관광패턴과 관련이 있다. 관광패턴이 바뀌고 있지만 충북의 관광산업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소백산과 속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하는데 과연 케이블카가 바뀌고 있는 관광패턴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싶다.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에 맞는 관광마인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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