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송찬호
우리끼리 공놀이할 땐
탱자나무 울타리에
공을 주지 말자
지가 무슨 국가 대표 배구 선수쯤 되나?
만날 뾰족한 탱자나무 가시로만 공을 받게!
우리끼리 공놀이할 땐
탱자나무 울타리에
절대 공을 주지 말자
탱자나무 울타리로
공이 날아갈 땐
차라리 우리 모두 얼른 눈을 감자
※ 어린아이의 눈에는 모든 사물의 경계가 없습니다. 너와 나, 나무와 새, 하늘과 별, 토끼와 곰 모두가 친구입니다. 가시를 잔뜩 단 탱자나무의 모습에 주눅이 든 아이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공을 절대 주지 말기로 약속하거나 혹여 공이 날아가면 얼른 눈을 감는 일밖에 없습니다. 위험하다고 싹둑 베어낼 어른들의 시선에 맑은 동심을 담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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