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타운 개발, 제대로 하자
밀레니엄타운 개발, 제대로 하자
  • 임성재 기자
  • 승인 2015.05.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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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임성재 <칼럼니스트·시민기자>

‘밀레니엄타운’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충청북도가 새 천년을 앞두고 옛 종축장 부지를 야심차게 개발하려는 사업이다. 1998년부터 3명의 도지사가 밀레니엄타운 개발을 위해 의욕적으로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대중골프장 건립부터 종합레포츠단지, 컨벤션 호텔, 조이월드, 국제 웨딩빌리지 조성 등 계획은 무성했으나 어느 것 하나 성공하지 못 한 채 18년을 끌어왔다.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사업의 무모성과 일방적 시행으로 번번이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쳤고, 민자 유치 실패 등으로 빈 땅으로 표류해 온 것이다. 

그런데 지난주 밀레니엄타운 조성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 밀레니엄타운 부지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공공투자 4500억원과 민간투자 1조4000억원 등 총 1조 8500억원을 들여 총 면적 57만5604㎡를 개발하는 것이다. 

공익시설과 수익시설의 면적은 55대 45로 개발되며, 공익용 부지에는 이시종지사의 공약사업인 가족도시공원과 국비지원을 받는 해양수상과학관, 청주시가 추진하는 국제빙상경기장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수익용 부지에는 중국 의료관광을 위한 병원, 비즈니스호텔, 대형 복합 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표된 개발계획은 민, 관, 학계로 구성된 밀레니엄타운 조성협의회에서 큰 틀의 합의안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사업시행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걱정스러운 것은 민자 유치 계획이다. 그동안에도 1천억원 미만의 민자 유치를 못해 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는데 1조 4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민자 유치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또 충북개발공사의 개발방식도 문제다. 충북개발공사는 공익적 공기업임을 표방하나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논리를 앞세운다는 것이다. 이번 개발도 수익용 부지를 팔아 공익시설의 공사를 진행하는 공영개발방식이라서 공공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수익시설에 유치하겠다는 업종이다.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중국의료관광객을 위한 병원, 저가형 비즈니스호텔, 대형 쇼핑몰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미 관심을 갖는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는 설도 파다하다. 지자체의 개발계획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호텔과 쇼핑몰은 식상하다. 

호텔은 이미 오송과 오창 등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칠게 뻔하고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부추기는 대형 쇼핑몰이 거론되는 것은 시민의 복지와 행복보다는 개발 논리가 앞서기 때문이다. 

더욱이 옛 연초제조창 부지의 도시재생사업에서도 거론되었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호텔과 쇼핑몰이 불과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밀레니엄타운에서 재론된다는 것은 코미디다.

그리고 중국 관광객유치를 위한 병원 건립계획은 무모하고 위험해 보인다. 성형수술을 주로 하는 중국관광객들이 청주에 얼마나 올 것이며 그 사업을 위해 누가 밀레니엄타운에 병원을 세우려할까? 아마 영리병원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그리고 개발시한을 2020년으로 못 박고 쫓기듯 진행하는 것도 문제다. 물론 단체장의 공약을 시행하는 것이나 충북개발공사의 성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도민을 위한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몇 년 안에 끝내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추진하는 개발은 졸속으로 시행되기 쉽다. 앞으로 10년, 20년이 더 걸리면 어떤가. 무엇이 도민들을 진정으로 위한 일인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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