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 2
천년의 세월이 지나도이름 없이 살아간 땅의 사람들
아직도 코뚜레에 묶여 산을 오른다
비탈진 하늘을 오른다
따비 한 평 손이 닿는 곳이면
휘어진 허리
등짐으로,
말하지 않고 묵묵히
주름살로 파인 역사를 오른다
기록되지 않는 눈물의 강을 닦고
한발이 오거나, 홍수가 지거나
한 줌의 씨앗을 뿌리고
이파리 무성할 날을 기다린다
올해가 아니면, 내년
지는 해에 손 닦고 황혼을 태우는 저녁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에서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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