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 청 논 단
충 청 논 단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30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 핵실험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
북한 핵실험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루하고 지난한 북한 핵문제가 현실이 된 것이다. 논의의 초점은 한국, 미국, 일본, 북한으로 쏠렸고, 그 중 핵심은 한국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한국은 분명 전례없는 이런 국가 위기상황 하에서 아쉬운 것은 이번 문제의 핵심과 본질에서 한국의 역할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정작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사안에서 빠지게 된 것이 보다 큰 위기인 것이다. 북한 핵실험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이 있지만, 그 해법을 찾기 위한 연원은 제2차 세계 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의 원인은 차치하고라도 당사국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의 진영과 일본, 독일, 이탈리아의 진영으로 나뉘었다. 이 구도는 이념적 측면에서는 민주주의 대 파시즘의 전쟁으로 규정되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연합국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반파시즘 전쟁이었다. 여기서 오늘날의 우리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민주주의 진영에 소련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소련은 같은 민주주의가 아니었기에 전쟁 승리 후에 연합국 내에 미묘한 변화의 기류가 흘렀다. 결국 부르조아 민주주의인 미국, 영국, 프랑스와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 체제였던 소련이 갈라섰고, 결국 소련이 붕괴될 때까지 냉전체제로 이어졌다. 옛소련이 붕괴되자 세계 질서는 미국 중심체제가 되었다. 이 구도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도 적용되었고,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제공한 핵우산 아래 평화를 보장받고 있으며, 미국은 핵우산을 이용, 세계 곳곳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기 보유 시도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다. 북한이 핵보유를 하게 되면 가장 큰 두려움을 느낀 일본 또한 자국의 안전 보장을 위하여 핵무장을 하려 할 것이고, 한국 역시 핵무기로 무장한 주변국인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핵무장을 한 상태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을 통한 동북아 평화질서는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이 새로운 핵무장에 의한 질서가 북한의 핵기술 이전을 통해 지구상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이제 미국의 방법은 북한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것과, 대북 공격을 통해 현 집권세력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정치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제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인 북한을 인정하는 것은 과거 미국의 이념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인 동시에 그동안 북한의 행태상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렵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위기 상황을 불러오는 미국의 대북 공격이다. 이와 함께 북한도 생존 전략으로 미국의 인정을 받아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거나 핵무기를 보유하여 살아남는 두 가지로 방법으로 압축된다.

이제 한국의 선택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어쨌든 한국은 미국으로 하여금 북·미 대화를 하도록 촉구하고 미국의 대 북한 공격을 막아 전쟁을 방지하면서 일본의 핵무장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제 3세계 국가로의 핵기술 이전을 금지시키는 동시에 북한 붕괴 시 한국 주도의 통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남북 경협은 물론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통한 북한 주민과의 관계 지속이 필수적이다.

만일, 국내 정쟁으로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전쟁은 물론 북한 영토가 우리 손을 영원히 떠날 수도 있다. 누군들 북한이 예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겠는가.

다행히 이 극심한 위기상황에서 반기문 장관이 차기 유엔사무총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점도 일말의 희망이 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