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자랑 '직지'
대한민국의 자랑 '직지'
  • 문종극 기자
  • 승인 2006.10.27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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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사적 견지에서 본 직지 … ⑦ 직지는 청주지역 토속서체(결론)
"우리민족이 지닌 자유분방 비정형적 미의식 내포"

도판 분석 결과 조맹부 송설체와 다른것 확인돼

숙련된 서예가 글씨 토속성 강한 독특한 양식

한국서예협회 충북지회 김영소 지회장(56)은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통해 현존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불조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의 서체는 그동안의 주장처럼 중국의 것이 아닌 청주지역 고유의 토속적인 서체로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민족 고유의 서체며, 수준높은 서예가의 글씨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직지 서체에 대한 근원과 서체미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론은 도출해 냈다.

김 회장은 흥덕사본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임이 지난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게됐다며, 그동안 직지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인쇄학적인 측면에서만 이뤄져 왔고, 서예에 대한 연구는 몇 편의 연구 논문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상태로 이러한 현상은 일반적으로 직지의 서체가 수준이 낮은 글씨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그렇지만 직지의 서체는 결코 못쓴 글씨가 아니며, 수준높은 서예가의 글씨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며, 지금까지 직지의 서체가 예술성이 풍부한 글씨라는 것을 밝히기 위하여 몇 편의 논문을 참고로 직지의 형성 배경과 래원, 그리고 지역성에 바탕을 둔 독특한 서체의 예술성에 대하여 알아봤다고 강조했다.

직지가 어떤 서체의 영향을 받았는가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조맹부의 송설체라는 것이었다.

이는 송설체가 원나라에서 유행하고 고려에 유입되었던 시기에 직지의 활자본이 만들어졌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라 사려된다.

이렇듯 직지의 서체가 송설체인가에 대해서 확인하기 위해 도판 분석을 통하여 알아본 결과, 직지의 서체는 송설체와는 상이하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또한 직지의 서체는 청주지역의 독특한 서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운천동 사지의 사적비'와 '용두사지 철당간', '흥덕사지와 사뇌사지' 그리고 '운천동 사지의 금고', '원흥사지의 금강경'의 서체를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여기에서 나타난 서체들은 한결같이 직지의 서체와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쓰여지고 전래되어 온 독특한 서체들은 중국의 것이 아닌 청주지역 고유의 토속적인 서체이며,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 민족 고유의 서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전승돼 온 우리의 독특한 서체는 직지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토속적인 서체에는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는 자유분방하고 비정형적인 미의식을 내포하고 있다.

결구와 장법에서 나타난 직지 서체는 고도로 숙련된 서예가의 글씨이며, 서예학적인 견지에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토속성이 강한 독특한 양식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양식은 법도에 맞는 필획, 토착성이 강한 결구와 예술성이 높은 장법으로서, 비정형의 조화와 변형된 필법은 격외의 분졸함과 고삽의 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미의식은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일반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구수한 큰 맛'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직지의 서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맛이란 모자란 듯 하고 어리숙함에서 느껴지는 우리 민족의 소박한 정서인 것이다.

김 회장은 는 "이 논문을 쓰면서 직지와 그밖의 청주지역의 서체를 많이 대할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느낌이 새로워지고 대하면 대할수록 더욱 친근감이 있으며, 비뚤어지고 일그러진 글자일수록 시골에 계시는 노부모를 오랜만에 만난 듯한 깊은 감정이 솟구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글을 통해 비정형의 미에 대한 의식을 확고하게 가질 수 있었으며, 서예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여야 할 격조있는 예술성이 직지에서 나타난 무유호추의 미의식임을 알 수 있었다"면서 "그리고 이 논문을 쓰면서 가장 큰 보람으로 느꼈던 것은 예로부터 선인들이 추구한 고법을 직지의 서체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고, 직지의 서체속에서 서예의 본원적인 미의식을 고찰할 수 있었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김 회장은 "이 논문에서는 직지서체에 대한 형성 배경과 래원, 그리고 서체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여기에서 아직 쾌활하게 밝히지 못한 것들과 서예와 관련된 다른 부분들도 제 書家들이 연구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뜻도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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