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 승인 2015.02.1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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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맹모삼천지교’ 맹자(孟子)의 어머니가 3번 이사한 교훈이라는 말로,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3번이나 이사한 것을 들어 교육환경의 중요성, 교육의 중요성 등을 뜻하는 말로 많이 쓴다. 자녀 교육에 관한 말 중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말이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일 것이다. 

이 말은 중국 고대의 전한시대 학자였던 유향이 지은 ‘열녀전’에서 비롯된 말이다. 맹자는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 손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다. 처음 맹자와 어머니가 살았던 곳은 공동묘지 근처였다. 

친구가 없던 맹자는 묘지 근처에서 장례하는 것을 따라 곡을 하는 등 장례지내는 놀이를 하며 놀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 교육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 하필 시장 근처였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맹자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들의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이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곳도 교육을 위해 바람직한 곳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이번에는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하였다. 그랬더니 맹자가 글 읽는 흉내를 내고, 시를 낭송하고, 제사 때 쓰는 기구를 늘어놓고 어른들에게 절하는 법과 예법에 관한 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맹자 어머니는 이곳이야말로 자식 교육에 적합한 곳으로 판단하고 그곳에 머물러 살았다고 한다. 

이러한 어머니의 노력으로 맹자는 뛰어난 학자가 되어 성인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맹자 어머니는 역사상 자식 교육을 가장 잘한 훌륭한 어머니로 지금까지도 자식 교육의 명언으로 ‘맹모삼천지교’가 인류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열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의 모든 학부모들은 모두가 맹자의 어머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새 학기가 되면 교육 환경이 더 좋은 동네, 이른바 학군이 좋은 동네로 이사를 하는 풍속도 등장한지 오래다. 

청주 금천동에 현수막이 붙기 시작하였다. ‘최고의 학군에 호텔이 웬 말이냐?’, ‘호텔 건립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아파트며, 동네 곳곳에 나붙기 시작하였다. 급기야 학부모들이 연합하여 집단 행동도 불사할 태세를 보이더니 결국 이 시대 맹자 어머니들을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인지는 모르겠으나 호텔 건립 공사가 지지부진 미루어지고 있다. 

유해 시설이 없고, 좋은 학교와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소위 최고의 학군에서 좋은 환경을 갖추고,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주려는 모든 부모님의 마음일 것이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모든 학교가 개학을 하였다. 모든 학교가 희망의 씨앗을 키우는 이상의 텃밭이며, 높푸른 하늘로 비상을 꿈꾸는 생명의 둥지가 되기 위해 학교 구성원들이 의욕에 불타고 있다. 모든 학생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가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당연히 맹모삼천지교에서 맹자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단지 환경적인 영향으로 교육의 질과 수준이 결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간은 환경을 극복하는 능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맹모삼천지교에서 배워야 할 것은 나쁜 환경을 피하고, 더 좋은 환경으로 바꾸는 물리적인 노력이 아니라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정성과 사랑일 것이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대하고,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부모님의 변치 않는 사랑, 그것이 환경과 조화될 때 자녀들은 미래의 역군으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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