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천안·아산시 사이 벌리나?
충남도가 천안·아산시 사이 벌리나?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4.12.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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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조한필 부국장 <천안·아산>

충남도 때문에 최근 상생분위기가 도는 천안과 아산시 사이가 다시 벌어질 조짐이다. 지난 22일 도가 발표한 ‘웰니스 스파’사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부는 스파(온천)를 바탕으로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함께 얻는 신성장동력 산업을 충남에서 펼친다.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까지 추구하는 최상의 건강 개념이다.

그런데 향후 3년간 국비 60억원에 도·시비를 보태 167억원이 투입되는 사업 현장이 천안으로 최종 결론났다. 당초 충남도가 ‘온천의 고장’아산시도 참여시키려고 노력했으나 무산됐다. 

온양·아산·도고 등 3개 온천을 가진 아산시는 당연히 이 사업의 중심센터가 아산에 들어설 것으로 여겨왔다. 수년전부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과 함께 아산 온천의 의학적 효능 입증과 온천 관련 제품 개발에 몰두해 온 아산시였다. 

이런 아산의 온천 연구 성과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웰니스 스파 사업을 충남도로 오게 하는 데 큰 힘을 발휘했다. 그런데 사업 중심시설인 ‘임상지원센터’가 천안 목천IC 옆 종합휴양관광지 내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천안이 언제부터 온천도시였냐?”, “천안 목천에 온천이 있다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며 아산시 각계각층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도가 밝힌 웰니스 스파 주요 사업은 ◆질환별·효능별 맞춤형 온천치료 ◆스파 체험프로그램 개발 ◆수(水)치료 프로그램 효능평가 ◆스파 시제품 개발 및 특허·인증 지원 ◆연구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이다. 많은 부분이 이미 아산시가 이뤘거나 진행 중인 것들이다. 

이미 2년전 아산시는 리모델링 사업비를 대, 도고 파라다이스 스파에 온천의학연구센터(대전대 온궁한의원)을 열었다. 연구센터에선 온천욕의 임상적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온천객에게 체질 검사를 하고 이에 따른 건강 개선 프로그램 등을 병행하고 있다. 온천과 한방치료를 병합한 수(水) 치료법도 개발에 착수한 지 오래다.

온천수를 이용해 개발한 스파 제품도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스파·헤어·보디세트 등 총 17종의 온천수제품을 내놨다. 최근 중국과 홍콩, 대만 등과 328만달러 수출 계약을 하고 벌써 56만달러 어치를 선적했다. 아산시장까지 온천수 상품브랜드인 ‘온궁’ 홍보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비보(悲報)’가 전해진 것이다. 도는 애써 변명하고 있다. 더 큰 후속사업이 아산시에 돌아 수 있다는 얘기다. 도는 스파 기반 메디&라이프케어 시스템 구축 사업(국비 621억원), 건강 100세 구현을 위한 기능성식품 R&BD 플랫폼 구축사업(국비 306억원)를 내년 실시 목표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사업들은 아직까진 충남도가 그린 ‘꿈의 사업’일 뿐이다. 예산 부처와 협의됐거나 국회를 통과한 사업이 아니다. 웰니스 스파 사업에 이은 ‘웰 에이징(건강노화) 진단기술 및 기기개발 사업’은 최근 내년도 정부 예산(국비 130억원)에 반영됐는데 이것도 천안의 단국대가 맡을 예정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아산시가 분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사업이 ‘천안 지역구 국회의원이 노력해 따온’정부 사업이라 ‘천안시로 갔다’는 사실이다. 

이래서 충남도가 사업 효율성에 따라 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정치논리에 휘둘린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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