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문화원을 주목한다
제천문화원을 주목한다
  •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 승인 2014.11.03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요즘 청주문화원과 청원문화원의 통합문제가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문화원이 새삼 언론과 호사가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덕분에 문화원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증대되는 순기능도 파생되고 있다.

문화원은 각 지방의 향토문화 창달을 위하여 일정한 시설을 가지고 문화 및 사회교육사업을 하는 비영리 특수 법인체이다. 1950년대 초에 미국공보원 산하에서 활동하던 공보관들이 중심이 되어 펼친 지역의 문화활동 및 상록수활동 사업에 자극받아 밀양과 대전 등 몇 지방에서 자생적으로 문화원이 설립되었고 1960년에는 78개원이 개설되었다. 1962년 1월에 사단법인 한국문화원연합회를 결성하면서 정부공인기관으로 거듭났다. 

1965년 ‘지방문화사업조성법’과 그 시행령이 제정·공포되면서 각 문화원이 특수사단법인으로 등록되었고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과 시설의 무상대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1983년에는 139개원으로 늘어나 시·군 단위로 문화원이 없는 곳이 거의 없게 되었으며 2007년에 16곳의 시·도 지회가 설립되었고 시·군·구에 224곳의 지방문화원이 설치되었다. 

문화원 사업은 문예진흥· 지역향토문화보존전승· 전통문화선양· 지역문화행사개최· 도서관사업· 사회교육· 국제문화교류 등 다양하다. 특히 향토문화를 발굴·정리하고 향토사를 발간해 지역의 향토문화의식 고취와 청소년선도 및 평생교육진흥에도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문화활동이 중앙 집중화 되어 있어 지방문화 육성이 시급한 때에 지역마다 문화원이 자생적으로 세워져 지방의 특수한 문화자료를 발굴, 조사, 정리, 보존, 보급한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화원의 여건이 열악하여 그러한 과업을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는바 이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청되고 있다.

그 중 지역문화 변화의 아이콘으로 뜨고 있는 제천문화원(원장 이광진)을 주목한다.

1958년 개원된 제천문화원은 지역향토문화 보존전승· 전통문화 선양· 지역문화행사 개최 등의 고유사업을 전개하면서 문화학교와 전통예술단, 제천어린이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등을 부설 운영하고 있다. 제천문화원의 변화는 올해 2월 초 사무국장 공모로부터 시작되었다. 공모자체가 문화원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고 치열한 경쟁 끝에 여성이 사무국장에 선임되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문화에 대한 갈증이 문화원사업에 녹아들자 지역문화계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애국지사인 의병 김선이 묘를 찾아내 의병 서상열의 묘와 함께 새롭게 단장하고 비석을 세우는데 앞장섰고 9월에는 ‘제2회 의림지유산의 브랜드화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의림지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조명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지난 10월 단양에서 개최한 ‘제20회 충청북도민속예술제’에서 제천시 일반부가 출품한 ‘입석리 선돌제’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는데 숨은 공로자였다. 더욱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6일까지 7일 동안 제천시민회관에서 전시하는 ‘꽃으로 피어 바람 되어 떠나다’라는 제하의 ‘안중근ㆍ우덕순 의사 유묵전’을 기획하고 주관해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유묵전에는 국내에서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안중근 의사의 유묵 ‘국가안위위국헌신(國家安危爲國獻身)’과 우덕순의사의 ‘백절불굴(百折不屈)’ 유묵이 함께 전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유묵은 오래전부터 전래된 유묵들로 하얼빈 의거의 두 주인공 안중근 의사와 우덕순 의사가 100여년 만에 의병의 도시 제천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만나는 특별한 행사가 되었고 제천시민의 자긍심을 드높여 주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처럼 제천문화원은 지역문화의 중심에 서서 시민의 정서 함양과 문화 예술적 소양을 배양하는데 빛과 소금이 되고 있다. 제천문화원에 박수를 보내며 지역 문화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