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통·중견기업 산재… 긴 안목·애정으로 키워야
지역 전통·중견기업 산재… 긴 안목·애정으로 키워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4.10.29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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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청주시 '히든 챔피언 시대를 열자'
사 회 :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조사연구부장>

<7>  히든 챔피언 육성방안 심포지엄 

기업위한 제도·규제개선 시급 … 선택·집중 통한 육성 필요
통합된 지원기관·체계 미비 … 기업 성장환경 먼저 갖춰야
경제활성화 위한 자영업자·영세상인 지원 정책 선행 시급

역사적인 청주시와 청원군을 통합한 통합청주시가 출범한 이후 본보가 시리즈로 취재보도한 ‘기획취재-통합청주시, 히든 챔피언 시대를 열자’에 지역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합청주시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전망과 강소기업의 경영혁신 사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네트워크의 점검 등을 국내외 취재를 통해 보도하는 이번 기획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29일 오전 10시 30분 청주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윤영한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통합청주시와 히든챔피언 육성방안’으로 주제발표를 했으며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조사연구부장의 사회로 최진현 청주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오수희 대한미용사회 충북도회장, 김선겸 청주시기업인협의회 이사, 노동영 충북가업승계협회장이 3시간여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전략산업 뿐만 아니라 전통기업에서도 히든챔피언 만들자”
◆주제발표- 윤영한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히든챔피언은 혁신적인 성향과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토대로 꾸준히 성장한 장수기업, 60년이 넘는 기업들이 세계적인 히든 챔피언에 올라 있다. 또한 경영자와 종업원의 끈끈한 유대감은 낮은 이직률을 불러오며 빚이 적고 자기자본이 안정적일 때 히든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청주시에도 메디톡스, 서흥, 아이티엠반도체, 파워로직스, 크로바하이텍 등의 히든 챔피언들이 있다.

히든 챔피언들은 기본을 중시하고 실천하는 기업들이다. 하나의 시장에 포커스를 맞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집중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세계화를 추구해 작은 시장을 넓히고 고객들이 자신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북에는 터줏대감 기업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진천에 있는 원일식품은 지난 1933년에 창업한 기업이며 조광피혁(1936년), 유유제약(1941년), 한국도자기(1943년) 등 전략산업 뿐만 아니라 전통산업에서도 히든 챔피언을 육성할 수 있다.

또 충북에는 심텍, 에버다임 등 많은 중견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들이 정말 가장 확실한 기술로 국내 최고, 세계 최고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국제 특허를 많이 보유한 기업, 그렇지 않더라고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은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다. 애정과 긴 안목을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충분히 청주에서도 히든 챔피언들을 많이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기업이 성장하는 제도부터 만들어야”
◆토론 - 노동영 충북가업승계기업협회장
외국처럼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업이 오래도록 성장하는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세금을 한꺼번에 많이 내야하는 것을 각오해야 하고 회사가치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대신 세금은 내야하는 게 현실이다. 또한 지역의 중소기업이 투자나 수출,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지원기관이 너무 많고 지원체계도 통합적으로 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기업들에게 별 도움이 안 된다. 유럽의 경우 상공회의소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중소기업이 전문인력을 고용해 투자전략 및 수출전략을 짜기는 힘들다.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에게만 많은 짐을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으로 기업이 투자해 히든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환경조성과 정책적인 배려가 시급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기업지원이 IT나 바이오업체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식품제조업 등 전통기업이 많다. 전통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타 업종에 비해 차별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제개선 안하고 강소기업육성 안될 말”
◆토론-김선겸 청주시기업인협의회 이사
청주시가 통합을 했지만 아직도 도농통합시에 걸맞지 않은 구태가 있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존의 청원군 지역이 지금은 청주시의 도심이 되는 현상을 맞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건폐율이 20% 밖에 안 된다. 그래서 공장이 들어오려고 해도 제대로 된 건축면적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는 한시적으로 건폐율을 완화하는 등 기업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 통합시 경제정책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닌가 되돌아봐야 한다. 건폐율을 전향적으로 상향조정해서 신규투자를 원활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대기업은 인력난을 겪지 않는다. 중소기업, 강소기업, 히든 챔피언이 되고 싶은 지역의 작은 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줘서 지역의 강소기업들이 인재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설부문의 경우 예산절감을 위해서 무조건 일단 깎아서 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지역 중소기업 죽이는 것밖에 안 된다. 지역의 작은 기업이 잘 되어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그런 과실이 지역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히든챔피언 모색할 구심점 없어”
◆ 토론-오수희 대한미용사회 충북도회장
통합청주시가 히든 챔피언을 많이 육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 게 시급하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자영업자와 영세상인을 살려야 하다. 산업단지의 기업이나 대기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영업자와 영세상인 살리기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소기업은 정보나 자금력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하루에도 수많은 자영업자가 생기고 폐업하고 있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창업교육과 카드수수료 인하, 복지상품권 개발 등 영세사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연구해야 한다.

미용분야만 해도 난립해서 서로 망하는 사례가 많다. 한 건물에 미용실이 두개씩 생기는 현실이다. 영세업자들이 살기 위해서는 카드수수료 낮춰주고 업종별 거리제한을 둬야 한다. 청주시가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주시가 경제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의 합심이 중요하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탓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구심점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시민 모두가 힘을 합칠 수 있는 구심체가 필요하다.

“남긴 것 없는 공예비엔날레 되풀이 말아야”

◆토론- 최진현 청주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경남 거창군의 예를 들어보겠다. 거창은 인구가 6만이 넘는 작은 기초단체다. 용암동 정도의 인구인데 최근 승강기밸리라는 산업단지를 조성해 미래의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폴리텍대학을 승강기대학으로 변경하고 10여개의 우수기업을 유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거창군을 주목하는 것은 청주시도 이곳과 같이 자체적으로 히든 챔피언을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기업들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새로운 산업이나 아이디어로 새로운 히든 챔피언들이 청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예로 들어보자. 공예비엔날레를 10년넘게 했는데 공예로 먹고 사는 시민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느냐. 공예비엔날레는 공예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적인 마인드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남아있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지만 경쟁력 있고 시의성까지 담보된 것을 찾아 지원하는 정책이 빨리 입안되어야 한다. 청주시는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정말 먹고 살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 올바른 문화산업정책으로 먹고사는 시민들이 많아질 때 여기서 히든 챔피언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끝>

/안태희기자

경남 거창군의 예를 들어보겠다. 거창은 인구가 6만이 넘는 작은 기초단체다. 용암동 정도의 인구인데 최근 승강기밸리라는 산업단지를 조성해 미래의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폴리텍대학을 승강기대학으로 변경하고 10여개의 우수기업을 유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거창군을 주목하는 것은 청주시도 이곳과 같이 자체적으로 히든 챔피언을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기업들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새로운 산업이나 아이디어로 새로운 히든 챔피언들이 청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예로 들어보자. 공예비엔날레를 10년넘게 했는데 공예로 먹고 사는 시민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느냐. 공예비엔날레는 공예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적인 마인드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남아있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지만 경쟁력 있고 시의성까지 담보된 것을 찾아 지원하는 정책이 빨리 입안되어야 한다. 청주시는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정말 먹고 살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 올바른 문화산업정책으로 먹고사는 시민들이 많아질 때 여기서 히든 챔피언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끝>/안태희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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