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고열량 식품 자제해야
고단백·고열량 식품 자제해야
  •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 승인 2014.10.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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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한 동안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여러 가지 구설수에 시달렸습니다. 아직까지도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심한 통풍으로 요양을 했다는 설이 유력했습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도 통풍으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복형 김정남 역시 통풍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권력자들도 피해가지 못한 통풍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되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요산 결정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소금물에서 소금이 녹는 원리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물에 소금을 녹이면 처음에는 소금에 물에 잘 녹지만 소금이 일정량 이상 녹으면 녹지 않고 소금 알갱이가 바닥에 가라앉습니다. 마찬가지로 혈액에 요산이 조금 있을 때는 녹아서 요산 결정이 나타나지 않지만 요산이 많아지면 결국 녹지 않은 요산 알갱이가 관절 주위 조직에 침착하게 됩니다. 요산 알갱이는 바늘처럼 생겨서 조직을 자극하여 염증 반응을 유도합니다. 요산 농도가 낮아지면 요산 알갱이가 다시 혈액에 녹아들어가 염증이 줄어듭니다. 요산 농도에 따라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요산은 푸린이라는 물질이 인체 내에서 대사를 하고 남은 산물입니다. 푸린은 육류나 생선, 가공 식품, 맥주 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통풍을 ‘황제의 병’, ‘부자들의 병’이라고 불렀습니다. 육류와 같은 고단백 음식과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즈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전 왕들처럼 식사를 하기 때문에 ‘현대병’이라 불리는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서구에서는 최근 20년 사이에 환자가 2배로 늘어 전체 인구의 1~2%가 통풍으로 고생하고, 우리나라에서도 한해 30만 명 가까이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체중 증가는 고요산혈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통풍은 주로 남성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남성은 콩팥에서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반하여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통풍은 처음에는 통증 없이 요산 수치만 높게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 치료하지 않고 식습관도 개선하지 않으면 갑작스레 통풍 발작을 겪게 됩니다. 요산 결정이 침습당한 관절에 극심한 통증, 열감이 발생하고 부어오르게 됩니다. 엄지발가락 부근이 가장 흔하지만 사지 어느 관절이라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 겪게 되는 통증이 얼마나 큰지 한의학에서는 통풍을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호랑이가 관절을 물어뜯는다고 느낄 정도로 그 통증이 큽니다. 보통 야간에 이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잠을 이루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첫 발작을 겪은 이후 한동안 발작을 하지 않는데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수개월 후에 보통 재발작이 일어나고 이러한 발작은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만성기에 접어들게 되면 관절의 통증, 손상과 함께 피부에 울퉁불퉁한 덩어리가 형성됩니다. 손발에 결절이 생기면 장갑과 신발을 더 큰 것으로 바꿔야 할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통풍 발작이 발생하여 통증이 극심하면 우선 약물 치료를 통해 빨리 증상을 완화시켜야 합니다. 또한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비만, 고지질혈증, 고혈압 등의 질환을 치료해야 합니다. 장기간 질환이 지속되면 관절의 연골과 뼈가 파괴될 수 있으니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단백, 고열량 식품을 피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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