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자랑 '직지'
대한민국의 자랑 '직지'
  • 문종극 기자
  • 승인 2006.10.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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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사적 견지에서 본 직지 … ⑤ 직지의 서체미-장 법
"먹물 농도 조절 실패로 잘못된 글자 평가"

장법은 글씨의 전체적인 배열 상태를 말하며, 그림에서는 이를 구도, 포치 , 포국이라고 한다. 장법을 보는 방법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기도 하지만 자간과 행간을 나눠보기도 하는데 모든 작품에 있어서 제일 먼저 보게 되는 이미지이며, 분위기인 것이다. 여기에서는 직지에 나타나고 있는 장법의 특징을 인쇄가 잘 된 부분과 인쇄 미숙으로 인해 변형된 자형에 대해 분리해서 살펴본다.

필사본에 가까울 정도로 생동감 넘쳐

인쇄상태가 양호한 張<사진 1>
▲ 인쇄상태가 양호한 張<사진 1> 직지의 제24장 전엽(前葉)의 글씨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필사본에 가까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넘치며, 필획의 윤곽과 비수, 글자의 대소장단이 알맞게 잘 분배돼 있다. 해서의 장법에서는 옆줄을 맞추어 쓰는 방법과 맞추지 않는 방법이 있는데 수준이 높고 예술성이 있는 것 일수록 옆줄을 맞추지 않고 자유분방함을 택하고 있다. 옆줄을 맞추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장법은 숙련된 서예가가 아니면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서예가들의 체험담이다. 반면 정해진 공간안에 줄을 맞춰서 글씨를 쓰는 것은 서예를 많이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해낼 수 있다. 위 사진1의 직지의 제24장의 글씨는 필사체를 핍진할 정도로 자간이 자연스럽게 배열되어 있다. 직지의 장법은 계선이 있는 행간은 자간보다 간격이 약간 넓게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1에서 보듯이 직지의 글자 구성은 자간·행간·전체 장법에 있어 무리없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글자의 배열은 비슷하지만 획들이 뭉개져 먹물의 농도조절에 실패하여 필획이 뭉개진 張<사진 2> ▲ 먹물의 농도조절에 실패하여 필획이 뭉개진 張<사진 2>

위의 사진2는 24장 전엽(前葉)과 비교해 글자의 배열은 비슷하지만 획들이 뭉개져있다. 24장의 전엽의 자는 인쇄가 선명하고 필획이 분명해 필사본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손색이 없는 반면, 위의 두 장은 인쇄의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하여 필사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글씨가 뭉개져 있다.

이것은 필사자의 결구나 장법에 문제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쇄과정에서 먹물의 농도가 적당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을 보고 일반적으로 직지의 글씨를 잘못 쓰여진 글씨로 평가할 수 있다.

 

 

 

 

제작된 주형자 집자 완전한 필사 한계

글자가 기울어지고 탈자된 張<사진 3>

   
▲ 글자가 기울어지고 탈자된 張<사진 3>

사진3의 11張 후엽(後葉)의 글자를 보면 3행의 끝에 있는 '言'자가 기울어졌고, 6행의 다섯번째 '一'자도 넘어져 있으며, 9행의 '師'자도 기울어져 있다. 또 먹물량의 조정 미숙으로 필획에서의 결함을 보이고 있으며, 탈자되어 주묵으로 삽입한 흔적이 보인다. 이상과 같이 직지 서체의 본문을 보고 장법과 관련되는 부분을 살펴보았다. 김영소 지회장은 "여기서 나타난 인쇄 기술상의 미숙은 후기의 정형화된 인쇄물과 비교한다면 뒤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물론 금속활자라고 하는 것은 필사와는 달리 이미 제작된 주형자를 집자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필사와 같이 된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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