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내려놓은 박봉순 충북도의원
자기를 내려놓은 박봉순 충북도의원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4.09.0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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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두달째 공전되고 있는 충북도의회의 정상화를 위해 상임위원장을 사퇴한 박봉순 의원(새누리당 청주8) 얘기가 시중의 단연 화제다. 당연히 그의 결단이 하루 속히 도의회 정상회복을 위한 단초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의원의 사퇴에 대한 도의회의 후속 조치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소속인 새누리당 내에선 이번 일을 돌출행위로 폄하하려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게 사실이라면 도민들은 도의회의 파행이 아니라 앞으로 의회가 견제하고 이끌어가야 할 충북도의 파산을 걱정할 판이다.

박 의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만 꼬인 매듭을 풀 수 있지 않을까 판단했다”고 말해 자신이 그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도의회의 정상화를 위해 스스로가 살신성인의 결단을 자처한 것이다. 그러기에 이는 돌출행위가 아니라 정도를 향한 거사(擧事)라고 봐야 맞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그가 의연하게 총대를 멨기에도 그렇다는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박 의원의 희생에 버금가는 또 다른 ‘행동’이 조만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의 여론은 새누리당 측이 박 의원을 본받아 다수당으로서 더 양보하라는 쪽이 강하다. 원 구성 당시 자기들의 고집만을 부리다가 의회장을 박차고 나간 새정치민주연합의 책임이 크지만 그렇다고 초선 의원까지 내세워 의회직을 모두 싹쓸이 한데다 엊그제는 통례까지 깨며 예결특위위원장마저 차지한 새누리당 역시 상황을 악화시킨 장본인이라는 시각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박봉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당이 이번 일을 계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이다. 결국 자리에 연연해서는 합의도출이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고 본인이 이의 타개를 위해 직을 던진 것이다.

도민들은 지금 제 2의 박봉순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대(大)를 위해 소(小)를 포기하는 그의 희생정신을 기다리는 것이다. 지방의원 모두가 본받아야할 일이다. 자기를 내려놓을 줄 아는 그가 진정 자치시대의 지방의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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