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래, 그럴 수도 있지”
  • 유양선 <충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보호계장>
  • 승인 2014.09.0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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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유양선 <충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보호계장>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청혼을 할 때 ‘나만 믿어. 평생 잘 해줄게. 사랑해’라는 말로 상대를 설득하고 결혼식장에서도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라는 주례사를 들으며 축복된 결혼을 한다. 결혼하고 살다보면 이런 가정에도 갈등이 하나씩 나타나게 되는데 사소한 생각과 느낌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갈등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늘 겪는 일상 중의 하나이다. 서로 다른 성장환경과 생활 습관 차이에서 오는 갈등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

오고 가는 말들이 상대를 빈정거리는 말로 수위가 높아지다 언어폭력으로 변질되고 급기야는 신체폭력까지 가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가정 내에 갈등이 있는 경우 대부분 사람은 이웃의 눈총이 부담스러워 또는 직장이나 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밖으로 드러내기를 꺼려한다. 아이들도 이점은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든든한 울타리이자 믿음의 대상인 부모가 서로 갈등하거나 자녀에게 언어폭력, 신체 폭력을 가하는 경우 그 충격으로 자존감이 크게 무너지게 된다. 또 가정 내의 갈등이나 폭력을 부끄러워하며 외부에 쉽게 알리지 않게 된다.

처음부터 사소한 갈등에 대응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지 말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내 생각과는 다르다.’고 생각이 되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다.’라는 판단이 들 때 “그래, 그럴 수도 있지(죽고 사는 일도 아닌데).”라며 한 번만 맞장구 쳐주는 말을 해주면 갈등의 수위나 빈도가 훨씬 줄어들게 된다.

중년의 세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모는 부부교육이나 부모교육을 따로 받지 않고 결혼을 했다. 우리의 부모가 했던 가정생활을 보고, 듣고 따라하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부모가 완고하면 완고한대로 다소 억압적이면 억압적인 대로 따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자녀들에게도 비슷한 요구를 하게 된다. 소위 대물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들은 우리들의 생각보다 이미 빠르게 변화된 사회 환경과 사회문화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가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자녀와 대화할 때도 ‘그렇구나.’라고 맞장구치거나,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며 한 발 물러나서 부모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부부 사이 또는 자녀와의 이러한 대화 습관은 서로를 위로하고 ‘내가 기댈 수 있는 구석이 있다.’라는 믿음과 용서 받았다는 배려를 느끼게 한다. 우리가 상대를 배려하는 말을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연습해서 습관처럼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가정의 화목과 자녀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면 가장이라는, 어른이라는 체면을 살짝 내려놔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겠네.’라고 배려하는 말이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한마디가 될 수도 있다.

충주경찰은 충주시민의 안전한 가정과 행복을 위해서 가정 내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YWCA가정폭력상담소(842-9888), 충북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846-1380), 충북북부아동보호전문기관(643-0943~6, 전국 공통 1577-1391)과 24시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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