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 신기해
  • 승인 2014.09.0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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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신기해 <SK하이닉스 제조8팀>
신기해 <SK하이닉스 제조8팀>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지난날을 더듬어본다. 어느덧 사회생활을 시작한지도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있다. 그 동안 나는 취업의 기쁨과 좌절을, 업무에 대한 열정과 한계를, 인간관계에서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어느덧 서른두 살이 되었다.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와 털썩 주저 앉아 지난 시간들을 거슬러 돌아본다.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 내 어깨는 책가방과 비교할 수 없는 책임감의 무게를 경험하였다. 중요한 선택의 순간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과정에서 시련은 불현듯 들이닥쳤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과연 시련은 불현듯 들이닥쳤던 것일까?

돌이켜 보면 그것은 사소한 오해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부터 비롯되었던 것같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 이라고 했던가? 사소한 말 한마디가 오해를 낳고 갈등을 불러 일으켜 상황을 악화시켰다.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가족관계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한 점이다. 부모님과 형제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상처 되는 말을 무심코 내뱉은 적이 많았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고 행동한 탓에 크고 작은 다툼도 있었다.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부모, 형제를 미워하기도 했으나 그럴수록 슬픔은 더욱 깊어졌고 이러한 것들이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관계와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한 것은 생각을 바꾼 후부터였다.

지난 날 나는 환경과 남 탓하기를 일삼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며 그 속에 갇혀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문제의 원인을 환경과 남의 탓이 아닌 ‘나의 탓’으로 여기면서 꼬였던 일들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고자 노력하면서부터 미움과 원망은 이해와 배려로 바뀌었고 서서히 긍정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작은 생각의 변화가 우리 가족에게 화목이라는 큰 변화를 주었고 이 변화는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가족 관계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사회에서도 이해와 존중, 용서와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렀으며, 때로는 외롭고 힘겨워 남몰래 눈물짓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짧고도 긴 시간 동안 느낀 것은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점과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사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긴 터널을 막 빠져 나온 홀가분한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가족은 물론, 직장 동료나 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긴 것 같다.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온전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가족 간의 화목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해와 배려는 공존과 화합의 주요 덕목이다. 공존과 화합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무한한 가능성을 빚어낸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고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가정은 물론 직장, 사회 전체가 한층 건강해질 것이다. 관점의 차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따라 때로 갈등할 수도 있겠지만 존중과 배려를 통해 앞으로도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진부할 수도 있으나 오늘따라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뼈에 사무치도록 와 닿는다. ‘나’ 위주가 아닌 ‘우리’가 공존하고 조화를 이룰 때 진정으로 평온해 질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연락도 자주 못 드렸는데, 지금 바로 안부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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