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유혹
산마다 점점이 번져나는 풍경은
곳곳이 채색화입니다.
무성하게 번져나던 담쟁이도
초록이 빠져나간 자리마다
붉은빛 곱게 드러내고
어디로 가려는지
덩굴져 땅을 오르고 있습니다.
고운 빛에 눈길 주던 시선도
이질풀을 만나면 달라집니다.
깍지를 터트려 씨앗을 보낸 뒤에도
비어있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질풀.
샹들리에처럼 촛대처럼
보는 이에 따라 달라 보이지만
귀여운 여인의 자태에
절로 허리를 숙이게 합니다.
가을은 나뭇잎을 흔들며
사락사락 소리로 찾아옵니다.
알록달록 이파리를 물들이며
눈으로 다가옵니다.
눈에서 마음으로 물들어 오는 가을.
흔들리지 않고
어찌 마주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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