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여덟, 오직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예순여덟, 오직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 승인 2014.08.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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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의 함께 읽는 도덕경-땅에서 듣는 하늘의 노래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天下(천하)가 皆謂我道(개위아도)는 大似不肖(대사불초)라. 夫唯大(부유대)니 故(고)로 似不肖(사불초)니 若肖(약초)면 久矣其細也夫(구의기세야부)니라.

我有三寶(아유삼보)하니 持而保之(지이보지)인데 一曰慈(일왈자)요 二曰儉(이왈검)이요 三曰不敢爲天下先(삼왈불감위천하선)인데, 慈故能勇(자고능용)이요 儉故能廣(검고능광)하고 不敢爲天下先故(불감위천하선고)로 能成器長(능성기장)이니라.

今(금)에 舍慈且勇(사자차용)하고 舍儉且廣(사검차광)하며 舍後且先(사후차선)하니 死矣(사의)니라.

夫慈(부자)로 以戰則勝(이전즉승)이요 以守則固(이수즉고)라, 天將救之(천장구지)도 以慈衛之(이자위지)니라.

 

뭇 사람들이 다 이르기를 내 가르침은 큰 것 같지만 옛것을 따르지는 않는다고 한다. 무릇 크기 때문에 옛것을 뛰어넘는데 옛것을 따르기만 한다면 든든하기는 하지만 자질구레해 질 수밖에 없다./ 나는 세 가지 재산을 지니고 있어 그것을 잘 지키고 돌보는데 그 하나는 따사로움이요, 다음은 아낌이고, 마지막은 어느 자리에서건 앞에 서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따사롭기 때문에 대담할 수 있고 아끼기 때문에 넓을 수 있으며 무엇에도 앞서려 하지 않음으로 오래 보존될 그릇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보면 따사롭기를 거절하면서 대담하려고만 하고 아끼기는 싫어하면서 넓어지려고만 하며 뒤에 서기를 불편해하면서 앞에만 서려고 하니 망하는 길이다./ 대체로 앞의 세 재산으로 싸우면 이기고 지키면 든든해지니 하늘이 무엇인가를 할 때에도 바로 이것을 무기로 삼는다.

 

肖(초)라는 말은 윗사람의 것을 본받는 것을 이릅니다. 지금 말하는 이는 자신이 제대로 된 가르침을 펼치는데 사람들이 그걸 두고 큰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옛것으로부터 벗어나 있으니 사도(邪道)라고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로 옛것을 단지 따르는 것은 자기 자신을 놓치는 길이라고 하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에는 세 가지 재산이 있는데 따사로운 사랑, 아껴 돌보는 마음, 그리고 감히 앞서려 덤비지 않음을 꼽습니다.

따사로운 사랑이 있을 때 날람과 대범함이 비로소 제 구실을 하고 아껴 돌보기 때문에 흩어 펼침이 없어짐이 아니라 넓어짐이 되고 감히 앞서려 하지 않음으로 오래 보존될 수 있는 큰 그릇을 이룰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今(금)은 ‘지금’, 또는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문맥을 볼 때에는 앞에서 말한 화자(話者)를 비판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보아도 무방할 것인데 아무튼 그들이 사랑하지 않고 대범하려고 하고 아껴 돌보지 않으면서 그저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으려고 하며 뒤에 서기를 거절하고 마냥 앞장만 서려고 한다고 하니 자격도 없는 것들이 얻으려고만 나댄다는 말로 들으면 틀림없을 것입니다.

다음에 나오는 慈(자)는 寶(보)를 받는 말로 지니고 있는 세 가지 재산을 다 담고 있는 것으로 그것으로 싸우면 이기고 지키면 든든해진다고 합니다.

특히 그 다음에 나오는 하늘이 무엇인가를 구하려고 할 때 바로 그것으로 하더라는 말은 자연의 생명질서가 그렇더라는 말로 읽으면 될 것이며 여기서 도덕경이 자연과 자연의 관계야말로 인간이 배워야 할 삶의 길 가운데 으뜸이라는 실마리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니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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