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 챌린지
아이스버킷 챌린지
  • 임성재 기자
  • 승인 2014.08.26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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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임성재 <프리랜서 기자>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양동이에 가득 담긴 얼음물을 온 몸에 뒤집어쓰고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기부하는 운동이다.

미국의 코리 그리핀(27)이라는 청년이 루게릭병 환자인 친구를 돕기 위해 고안했다고 하는데, 마크 주커버그, 빌게이츠, 톰 크루즈, 크리스티아누 호날드, 레이디 가가, 조시 부시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이 참가하면서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방법은 참가자가 동영상을 통해 도전받을 세 명의 사람을 지목하고, 24시간 내에 이 도전을 받아 얼음물을 뒤집어쓰던지 아니면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하든지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방식이다. 그런데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기부도 하는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근위축성 측색경화증’은 근육이 약해지고 수축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차츰 언어능력을 상실하며 호흡장애를 일으켜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퇴행성 신경계 질병이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2,130게임 연속 출전기록을 가진 뉴욕 양키스의 루 게릭 선수가 ‘근위축성 측색경화증’ 진단을 받고 2년 후 사망하자 그의 이름을 따서 루 게릭병으로 불리게 되었고, 스티븐 호킹박사로 인해 더욱 널리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도 약 1,500명의 루게릭병 환자가 있고 대부분은 약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다고 한다.

이런 난치병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환자들을 돕자는 뜻에서 펼쳐지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환자들의 아픔을 잠시나마 공유하자는 의미이다.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 쓸 때 근육이 마비되고 수축되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루게릭병 환자들은 이런 증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의미의 얼음물 뒤집어쓰기가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이나 흥미위주의 이벤트로 전락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여 전개하는 새로운 모금운동이고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며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도 만만치 않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비, 아이유, 원빈, 유재석 등 유명 연예인과 유현진, 조인성, 이승엽 등의 스포츠 스타들이 이미 참여하였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참여하여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지원 의원을 다음 주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리고 키 95cm로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김영웅씨가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희생자가족들을 응원하며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도전한 동영상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김영웅씨는 이 동영상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도전할 세 사람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지명하기도 했다.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모금운동인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외국에서 확산되어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운동이다. 그러나 김영웅씨를 비롯한 일부 도전자들이 제안하고 있는 우리문제, 즉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으로 펼쳐보려는 주장이 가슴에 닿는다. 찬 얼음물을 뒤집어쓰면서 차가운 바다 속에서 무섭고 추웠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만드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면 어떨까.

청와대 정원에서 대통령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면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세월호 특별법’을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으로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부탁하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분명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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