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애플(Apple)
‘스티브 잡스’의 애플(Apple)
  • 김낙춘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건축가>
  • 승인 2014.08.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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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낙춘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건축가>

태초의 인류 아담(Adam)의 아내 ‘이브(Eve)’는 사탄의 유혹에 현혹되어 금단의 열매(forbidden fruit) 사과(Apple)를 먹는다. 조물주의 명을 어긴 그녀는 ‘에덴의 동산(East of Eden) 낙원(paradise)에서 추방된다. 이후 지구 상에 생존하는 모든 인간에게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인류의 변화를 가져왔다.

천체물리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의 사과는 과학을 앞당겼다. 그의 만유인력은 문명세계화로의 진입에 단초가 되었다.

금세기 지구촌의 위대한 변화 중, 가장 혁명적인 것은 문화의 대변혁을 초래한 지식정보체계의 급진적인 발전이다.

최첨단기능으로 업그레이드되어져 개발되는 초고속디지털기기의 위세가 지구촌의 문화를 바꾸어가고 있다.

알고자 배우고자 하는 모든 지식정보를 손안에 쥐어진 모니터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새롭고 신비하고 경이로운 쾌거다. 오랫동안 잠겨 있던 판도라 박스(Pandora box)가 열렸다.

IT계 디지털 분야의 독보적인 아이콘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 그는 지구촌 모든 나라의 문화적 변화를 주도한 위인 중 한 사람이다. 상징적 로고(Logo) 잡스의 ‘애플’로 더 알려진 괴재다.

태어나자마자 시작된 롤러코스터같은 불안전한 불행한 삶의 역경을 이겨낸 그는 버림을 받았든 선택을 했든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삶 일부임을 거부하지 않았다.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그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최고를 추구하는 그의 노력과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그의 생각(Think Diff erent)뿐이었다.

그의 뜻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것만큼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 숱한 시행착오를 반복한 그는 이룬 것만큼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그에게 있어서는 자랑이 되었다.

병마에 시달려온 그는 언젠가는 죽음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아픔을 나타내지는 않았으나 이것이야말로 무엇인가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오랫동안 죽음에 관해 숙고한 그는 ‘죽음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운명이자 삶이 만든 유일한 최고의 발명품이자 돈이다.’라는 말을 남긴다. 죽음은 변화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것이 헌것을 대체(代替)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어느 화창한 오후 몸 상태가 좋지 않던 ‘스티브’는 자택 뒤뜰에 앉아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끝을 맺는다. ‘삶이란 전원 스위치(switch)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딸각” 누르면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꺼져버리는 거지요’ 아마 그래서 그는 애플 기기(器機)에 스위치를 넣는 걸 그렇게 싫어했나 보다. 누구든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다.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삶 자체가 죽음이기도 하다.

하늘이 그에게 시간을 더 허락했다면 어떤 변화가 더 이루어졌을까? 에덴동산의 금단의 열매가 지식의 나무에 열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듯이 더 많이 알차고 붉은 달콤한 그의 애플 유혹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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