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卽死 死卽生’
'生卽死 死卽生’
  • 조규호 <서원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4.08.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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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규호 <서원대 경영학과 교수>

무엇이 두려운가? 세월호 특별법으로 진실규명을 위해 유가족이 지정 요청한 특검이 수사권, 기소권을 갖고 기가 막히게 정확한 조사를 하는 것이 왜 그리 두려운가?

유가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불신 속에 여야가 재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안은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 없이 특검구성만 여당이 다소 양보한 모습으로 어정쩡하게 국회 앞마당에 서성대고 있다.

여야의 재합의안에 반대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씨는 단식 40일을 넘겨가면서 결국 병원으로 실려 갔고 끄떡없는 청와대와 여당의 반응에 김씨는 진실규명을 철저히 할 수 있는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원인규명이다. 그만이 원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국민이 원하는 바이다. 

전대미문의 사건을 두고 국가개조론까지 들고 나온 청와대와 여당은 수사권, 기소권 부여는 전례가 없다고 거부한 채 진실만 잘 규명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유가족들의 기본적 주장을 이용하여 특검 구성만 전략으로 합의를 했고 이후 유가족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지루함을 갖도록 하는 데에도 역시 성공했다. 제대로 특검이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조사 무기를 쥐어주지도 않고 말이다. 

역대 최대 관객 1500만명을 넘어섰다는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왜선 330척을 대적한 판옥선 13척의 휘하 병사들이 두려움에 몸서리치고 있음을 알고 고민에 고민을 한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결국 그가 내놓은 것은 배수진, 즉 명량 싸움터에서 죽자는 전략이었고 그것을 솔선수범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얻은 것은 천행(天幸)이었다. 천행은 바로 백성의 도움이었다. 천행으로 그가 살아났고 솔선수범의 선전으로 장군은 마침내 승전을 거둔다. 아아! 우리의 명장 이순신 장군은 알았다. 살고자(피하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것을.  

세월호 특별법 앞에 있는 지휘자, 권력자들이여! 특검의 칼날이 명량해전 당시 왜선의 330척보다 더 두렵단 말인가? 영화 속 인용이지만 무섭게시리 전쟁터 이야기까지 할 필요가 없다. 천지만물의 변화 원리를 밝히면서 사람들에게 자연이치에 맞게 살아가는 가르침을 전하는 동양고전 ‘주역’에서 요즘의 정치 리더십에 해당하는 다스림(臨)에 대해 4가지 원칙을 알려주고 있다. 바로 함림(咸臨), 지림(至臨), 돈림(敦臨), 지림(至臨)이 그것이다. 함림(咸臨)은 순수하고 열려있는 마음으로 다스리라는 것이고 지림(至臨)은 지극 정성으로, 돈림(敦臨)은 포용과 사랑의 후덕함으로, 지림(至臨)은 정확하고도 실질적인 지식에 입각하여 다스리라는 말이다.

자연이치를 가르치는 ‘주역’에서의 리더십은 참으로 자연스럽다. 우리의 정치 리더는 왜 그리 자연스럽지도 못하고 이순신 장군처럼 용기도 없는가?  

대통령 면담을 원하는 불쌍한 1명의 국민 김영오씨, 그를 만나 위로치 못하는 것은 프란치시코 교황보다 무엇이 모자라서인가? 교황보다 낮은 급의 리더임을 자청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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