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농산물 생산 시스템 구축… 경쟁력 갖춰야
차별화된 농산물 생산 시스템 구축… 경쟁력 갖춰야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8.13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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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충북 농업 탈출구는 없는가

 

정부의 쌀개방 정책, 농촌 고령화, 줄어드는 농지, 반복되는 가축전염병. 충북 농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쌀시장 전면 개방에 항의하며 피와 땀으로 가꾼 논을 갈아엎는 등 농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피할 수 없는 농산물 시장 개방이다. 개방정책 외에도 농촌지역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농촌은 일손이 부족하다. 농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개방 파고를 막고 피폐화된 충북의 농촌.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충북지역 농가수 8만8717가구 … 40·60대 인구 감소 심각
농자재값 급등·농산물값 폭락·해외시장 개방 등 경쟁력 상실
정부·지자체, 귀농 장려정책·신품종 개발 투자 등 관심 시급

◇ 지역농업현황

충북의 농가수는 8만8717가구(2013년 기준)로 전국(1142가구)의 6.9% 규모다.

농업인구수는 19만7410명에 이른다. 경지면적은 11만4530㏊다. 이 가운데 논은 4만8062㏊(전국 대비 5%), 밭은 6만6468㏊(전국대비 8.9%)다.

인삼, 고추, 포도, 사과, 복숭아가 지역의 주요작물이다. 작물별로는 인삼재배면적이 3095㏊다. 전국 인삼재배면적의 21% 로 면적 상 1위의 비중있는 작물이기도 하다. 고추는 4175㏊로 전국재배면적의 9%(5위), 포도는 2732㏊ 14%(2위), 사과는 3867㏊ 13%(2위), 복숭아는 3709㏊ 20%(2위)다. 아직도 농업비중이 높은 곳이 충북이다.

◇ 농촌인구와 농지면적 감소

충북의 농촌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충북농가인구는 22만3580명으로 10년 전인 1999년 27만9320명보다 5만5740명(20%)가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20세 미만 -48.5%, 20대 -38.7%, 30대 -43.5%, 40대 -33.0% 등 40대 이하 연령층과 60대(-24.6%)가 크게 감소했다. 반면에 50대(+7.7%)와 70대(+40.5%)는 증가했다.

농촌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비중이 높아지는 속에 농촌은 수입개방 파고를 맞고 있다. 특히 탈 농촌현상이 지속되면서 농촌은 갈수록 피폐화되고 있다.


◇ 농촌 위기의 또 다른 요소

농촌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요소는 고령화, 탈농촌 외에도 많다.

먼저 농자재값 급등이 있다. 현재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농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은데 따른 것이다.

농업재해와 재난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음성지역을 중심으로 우박 등 재해로 과수, 밭작물 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냉해, 우박, 태풍, 수해 등 재해는 해마다 반복되고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가축전염병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피해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음성·진천지역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는 도내 가금류 농가에 타격을 줬다.

이후 선제적 예방조치로 AI 창궐을 막아 청정국 지위를 유지했지만 최근들어 AI가 가금류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구제역도 치명타를 입혔다. 지난 2011년 충북 등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은 국내 양돈산업 붕괴직전까지 갔다. 충북도 큰 피해를 입었다. 일부 지역은 일정기간동안 양돈사육농가가 휴업을 할 정도로 구제역 여파는 큰 후유증을 남겼다.

가축전염병은 이제 계절을 가리지 않고 축산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 과잉생산 가격경쟁력 상실

축산농가는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까지 전국적인 돼지사육 규모 증가로 가격 하락을 걱정하고 있었다.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값이 폭등하기는 했지만 수급 조절이 불안정한 것이 현실이다.

소값은 구제역 여파에도 문제가 됐다.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수급조절이 안된 탓이었다. 구제역은 돼지를 중심으로 퍼졌고, 소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적정규모을 넘어선 과잉공급에 의한 소값 파동이 일었다.

밭작물도 마찬가지다. 배추, 무 등의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밭을 갈아엎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감자 작황이 좋은데 반해 소비가 감소하면서 감자파동을 야기시켰다.

식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농산물 생산과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불신에서 초래된 현상이다.

◇ 농산물시장 개방의 가속화

농산물 시장이 이제는 개방시대를 맞았다. 한·미 FTA, 한·EU FTA, 한·페루 FTA, 한·캐나다 FTA, 한·호주 FTA 등으로 농산물 시장이 열리고 있다.

축산은 물론 과수, 원예 할 것 없이 농산물 전분야가 영향권에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시장개방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나 경쟁력을 갖췄다고 하기는 이르다.

최근에는 쌀 개방으로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18일 2015년 1월부터 쌀 관세화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농민단체가 반발했다. 충북의 쌀 생산량은 전국 대비 5.2% 수준에 있다. 충북농가의 58.5%가 쌀농사를 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 볼 때 쌀 시장개방은 도내 농촌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는 농촌지역이 위기를 극복할 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위기극복 농업살리기 해법은 있나

고령화, 농촌인구 감소, 농지면적 감소,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진작부터 대응에 나서고는 있다.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귀농, 귀촌 장려정책을 펼치고, 농촌인구를 늘리기위한 출산장려정책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그 효과라는 것이 미미하다보니 정책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농업경쟁력 확보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농산물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신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먹거리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안전한 농산물 생산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충북은 친환경농산물, 유기농에 몰두하고 있다. 2015년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유기농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 많은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서 농촌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직면한 지역농업살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과감한 인구유입정책을 통한 농촌지역의 안정화를 도모할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경쟁력을 갖춘 농업을 지향하고 안전한 농산물 공급을 위한 브랜드화가 시급하다.

특히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차별화된 농산물 생산 시스템 구축을 통해 위기에 빠진 농촌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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