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힘을 기르자
문화의 힘을 기르자
  • 신동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8.0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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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신동학 <칼럼니스트>

잊을 만하면 대형사고가 터진다. 그때마다 대책을 세운다고 하는데 그때마다 비슷하고, 얼마 지나면 비슷한 사고가 또 터진다. 최전방 군부대에서 총기 난사로 수명의 젊은이들이 희생 된지 두 달도 채 안됐는데 이번엔 가혹행위로 희생됐다. 전도가 양양한 젊은이들의 희생은 안타깝기 이를 데 없는 불행한 일이다.

이런 사고의 주요 원인은 젊은이들의 의식과 병영문화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갈등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사회문화와 병영문화가 충돌한 결과라는 것이다.

상충하는 문화의 충돌 결과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훨씬 강력하다. 가장 대표적이고 영향력이 큰 것이 전쟁이다. 11세기말에서 13세말까지 2세기 가까이 벌어졌던 십자군 전쟁을 비롯해 최근의 걸프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전쟁은 문화충돌이 큰 원인의 하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권위와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자유로움과 새로움, 변화를 추구하며 개성이 강하면서도 비슷한 성향끼리 뭉치기 좋아하는 경향이 크다.

반면에 이들의 눈에 보이는 병영 문화는 획일적이고 폭력적이며 비인간적이다. 문제는 훈련은 힘들더라도 병영생활은 자유로워야 하는데 군기라는 이름으로 온갖 불합리한 간섭과 통제가 지배한다. 그러니 이들의 가치관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다. 개인의 문화와 병영문화가 충돌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갈등을 초래하고 충동적인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화충돌이 이처럼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문화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도 ‘인류가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와 자비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인류가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라고 설파했다.

전문가나 언론에서는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병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문제는 문화라는 것이 단시일 내에 인위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도 개선 등 단기적인 조치들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매번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데도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 되는 이유도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범 선생 말씀처럼 높은 문화의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병영이 아닌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회 일원으로서의 의무와 역할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면 우리 사회는 문화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불행을 예방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밥상머리 교육이 제일이다. 밥상머리 교육은 부모, 형제와의 대화를 통해 소통 방법과 인성 뿐 아니라 지식과 지혜를 자연스럽게 배양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이다. 병영문화 개선 뿐 아니라 학교폭력, 왕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이만한 교육이 없다. 문화의 힘을 기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위대한 인물을 배출하는 가문에는 그들만의 특별한 가정교육이 있었음을 보면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효과가 큰지를 알 수 있다.

현대사회는 다원화되고 복잡다단해 문화충돌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문화가 충돌이 아니라 이념 간,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는 조화의 기능으로 나타날 때 문화의 힘은 배가되고, 이와 같은 반인륜적인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문화의 힘을 기르기 위한 가정, 학교, 사회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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