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와 올바르게 소통하는 방법
캐디와 올바르게 소통하는 방법
  •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 승인 2014.07.24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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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의 똑소리 나는 골프이야기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한국의 캐디는 최고의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어웨이에서 40m 이상 떨어진 카트 도로에서 골퍼들의 평균 비거리를 정확하게 판단한다. 그리고 8개에서 10개의 클럽을 양손 가득 들고 온다. 그린을 순식간에 읽고 네 개의 공을 잘 닦아 줄까지 맞춰준다. 클럽을 가져다주면서 디보트에 모래도 붓고 그린의 피치 마크도 수리한다. 가끔은 커피 믹스를 타주기도 하며 삼류골퍼들의 온갖 음담패설도 잘 극복한다.

이 정도면 정말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여자골퍼가 세계최강인 것은 이런 슈퍼캐디들을 보면서 성장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래는 캐디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들이다. 캐디를 동반자라고 생각하면 골프가 훨씬 쉬워지고 즐거워진다.

◇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은 재앙의 문이란 것을 명심하자. 캐디와 소통은 실력보다 언행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 칼로 입은 상처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말에 의한 상처는 평생 아물 수 없다. 잘 치면 캐디 탓 못 치면 내 탓이라고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본인이 마크를 한다.

상급자라면 본인 것과 동반자의 것도 해준다. 초보자라도 마크는 자신이 꼭 하는 습관을 들인다. 진행이 빠를뿐더러 캐디의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앉았다 일어 섰다를 계속 반복한 캐디는 쉽게 체력이 떨어져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긴 어렵다.

◇ 거리 문제로 다투지 않는다.

거리측정기로 재고 캐디에게 다시 거리를 물으면 곤란하다. 프로가 아니라면 비거리로 캐디와 다투지 말자. 프로인 필자도 컨디션에 따라 비거리가 조금씩 차이가 있고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하수들의 문제는 스윙의 능력이 아니라 자신들의 비거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과 터무니없는 과신이다.

◇ 진행을 빠르게 한다.

자신의 순서가 올 때를 기다리고 미리 미리 준비한다. 세컨 샷을 하러 갈 때 클럽을 여러 개 가져간다. 산 중턱에서 캐디를 부르면 곤란하다. 공을 찾는데 소요하는 시간이 진행을 느리게 하는 주범이다. 산으로 간 공과 집나간 아내는 찾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능하면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 깃대를 잡아주고 룰을 잘 지킨다.

깃대를 잡아주는 것은 사소한 것 같지만 진행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그 시간 동안 캐디는 다른 골퍼에게 배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행시간을 가장 느리게 하는 것은 공을 찾는 것보다 라운드 도중 다투는 것이다. 주로 룰을 잘 몰라 생기는 분쟁으로 룰을 잘 지켜 사전에 예방한다.

◇ 캐디백을 가볍게 정리한다.

불필요한 것을 꺼내 캐디백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 좋다. 대부분 14개의 클럽을 가지고 다니는데 실제 사용하는 클럽은 10개 미만이다. 필통에 연필이 12자루가 있다고 해서 수업 중에 모두 쓰지 않는다. 여러 가지 크레용이 있어도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을 사용할 뿐이다. 백을 가볍게 하고 차라리 바나나 같은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것을 넣는다.

◇ 예의를 갖춘다.

언니보다 이름을 부르고 뒤에 씨를 붙여준다. 예절이 몸에 밴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존중 받는다. 실력향상에 대한 노력만큼 매너와 에티켓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좋다. 친절은 아름다운 것보다 가치가 있다고 한다.

하수란 스코어가 나쁜 것보다 매너와 에티켓이 없는 자를 일컫는다. 사람의 인격과 스코어를 놓고 봤을 때 스코어는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찮은 스코어 때문에 자신의 인격을 손상시키고 평생 쌓은 인성까지 의심받는다. 최고의 골퍼란 에티켓이 좋은 사람이지 스코어가 좋은 사람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스코어가 좋으면 부러움을 받지만 매너와 에티켓이 좋으면 존경을 받는다. 어느 쪽을 선택하는가는 언제나 골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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