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충북기자협회의 후보 검증
의미 있는 충북기자협회의 후보 검증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5.19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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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3팀장 부장>

6.4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열기가 후끈하다.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간 후보자들의 행보도 그만큼 바빠졌다.

충북지역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는 도지사에 3명, 시장·군수 38명과 도의원 83명, 기초의원 298명 등 모두 422명이다. 대전과 충남, 세종까지 합치면 충청권에서는 120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자가 많을 수록 시민들이 느끼는 후보 관심도는 떨어진다. 굵직한 후보이거나 획기적인 정책이 아닌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한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야 손과 발이 아프게 시민을 만나고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투표자들은 동네 후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투표장으로 향하게 생겼다. 비슷한 후보자들이 경쟁에 나서다 보니 유권자의 마음을 휘어잡지 못한 채 선거일만 다가온다. 그래서 항간에는 깜깜이 투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선거에서의 통상적인 우려처럼 등록을 마친 후보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범죄 경력자도 수두룩하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충북지역 시장·군수와 도의원 후보 10명 중 4명꼴로 범죄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42%인 51명이 범죄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시장·군수후보는 37%(14명), 도의원 후보는 45%(37명)가 전과자라는 것이다. 요직에 앉으려는 후보 40%가 범법자 신분임에도 지역의 일꾼으로 자처하고 있으니 후보자 검증 없이는 묻지 마 투표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심권에서 멀어진 듯한 지방선거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 토론회가 지난 19일 열렸다. 충북기자협회가 충북도지사 후보자 토론회를 19일 청주예술의 전당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데 이어 20일은 통합 청주시장 후보자 토론회를 연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토론회는 충북기자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토론회는 두 후보자가 정책을 설명하고 충북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상호 토론 역시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견제와 경쟁의 모습을 보여줬다.

기자들이 주관한 첫 토론회는 기존 TV 토론에 익숙해 있던 정치 토론회와 차별화함으로써 시사점이 컸다. 특히 오랫동안 현장에서 뛰었던 기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지역의 현안을 들춰내는 등 날카로운 질문으로 후보자 검증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후보들이 전하는 공약을 시민들이 직접 경청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정책 공약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어 후보자들의 정책을 꼼꼼히 점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단체장을 선택하는 폭도 넓혀준 셈이다.

선거 이슈를 만들고, 후보자를 더 가깝게 검증할 수 있었던 충북기자협회의 첫 토론회는 긍정적인 평가다. 누구보다 현장의 촉을 가진 기자들의 정책 질의는 후보자의 의지를 탐색하는 장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만은 분명하다. 보완점으로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 시민의 바람을 놓고 후보자가 자유롭게 토론하는 자리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예민한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의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후보자 검증이 도지사나 청주시장의 범위를 벗어나 다른 시군에도 더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4년 후엔 유권자와 후보자가 직접 소통하는 토론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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