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교육감 후보들의 희극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교육감 후보들의 희극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4.05.06 2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타임즈 시사펀치
충북교육감에 출마한 보수후보들의 단일화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보수 성향 예비후보 중 손영철·임만규 후보는 초장부터 3자에 의한 단일화를 거부하고 나섰고 1차 여론조사에서 컷오프 당한 김석현 후보와 2차 청문회에서 탈락한 홍순규 후보는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독자출마를 강행할 조짐이다.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사실 보수후보를 놓고 시작된 단일화 추진위원회의 실험은 처음부터 무리수를 안고 출발했다. 그 첫 번째가 교육감 선거를 지나치게 이념대결로 몰고 갔다는 점이다. 후보들의 성향이야 어쩔 수 없이 보수와 진보로 갈리더라도 이를 흑백의 프레임에 가둬 후보들을 처음부터 최촉한 처사는 ‘교육’이라는 사안을 감안할 때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인위적 편가름이 아닌 후보들의 자발적, 혹은 자연스런 여론에 의한 진퇴가 더 합리적이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추진위원회가 모든 후보들의 공감이 전제되지 않은 단일화를 강행한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그러기에 추진위가 무슨 결정을 주도하기 보다는 차라리 공론의 장(場)만을 만들어주고 되건 안 되건 후보 스스로가 판단하도록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결과는 단일화 실패로 나왔고 현재로선 충북교육감 선거는 다자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 추진위원회가 뒤늦게 탈락자들의 용퇴를 촉구하며 또 다른 절차를 거쳐서라도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벼르지만 자칫하면 후보는 물론 지역사회, 특히 교육계의 불신과 갈등만 키울 공산이 크다.

그렇더라도 추진위원회가 제시한 규정과 단계적 절차에 동의하고 또한 그 결과를 이의없이 수용하겠다면서 서약서까지 작성한 김석현·홍순규 후보의 반발은 어떤 이유에서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리를 따지지 않더라도 이런 약속에 대한 불복은 교육자, 더군다나 교육감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처신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1차 여론조사에서 컷오프된 강상무·홍득표 후보가 “어쨌든 교육가적 양심에서 도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미련없이 용퇴한 것을 곰곰 되새겨 보기 바란다.

아닌게 아니라 도민들은 교육감 후보들의 떳떳치 못한 시행착오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사람들의 비교육적인 희극(喜劇)은 이것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설령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가 그들에겐 결코 포기할 수없는 과업이라 하더라도 앞으로는 후보 스스로가 결정할 것을 주문한다. 이러한 결단력조차 없다면 그들은 애초부터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